알카트라즈 탈출 Escape From Alcatraz (1979)
By 멧가비 | 2021년 1월 3일 |
영화를 거듭 섭렵하고 데이터베이스가 쌓일 수록, 내가 좋아하던 어떤 걸작들이 알고 보면 오리지널리티를 별로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라고는 한다. 이 영화는 [쇼생크 탈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다. 그렇다. 이 영화를 논하려면 [쇼생크 탈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쇼생크 탈출]이 관객에게 전율을 주는 건 크게 두 파트다. 인간 드라마와 탈옥 트릭의 물리적 쾌감. 그 중 후자 쪽이 알고보면 이 영화의 아이디어를 거의 다 그대로 갖다 썼을 뿐이라는 점이 포인트다. 정확히 말하자면 [쇼생크 탈출]에 실망했다기 보다는, 그 많은 재미난 장면들을 가진 원본의 존재에 감탄하는 거지.(다행히 내가 [쇼생크 탈출]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탈옥이 아니라 음악 방송 씬이다.) 이 영화가 가장
주먹이 운다 (2005)
By 멧가비 | 2016년 8월 22일 |
사업을 잃고 돈을 잃고 가족까지 잃게 생긴 퇴물 복서가 있다. 가진 게 없고 배운 게 없어 때리고 뺏을 줄만 아는 신인 복서가 있다. 남은 게 주먹 밖에 없는 남자와 가진 게 주먹 밖에 없는 남자의 두 갈래 이야기. 중년의 태식은 모든 걸 다 잃었다 생각했지만 아직 자신을 바라보는 어린 아들이 있다. 어린 상황은 앞으로의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지만 마지막 남은 가족인 할머니만은 지켜야한다. 어느 한 쪽이 덜 절박하다 감히 저울질 할 수 없는, 복싱이라는 외피 아래 숨은 인생 끝자락의 구구절절 사연 배틀인 셈이다. 두 주인공은 영화 끝에서야 링에서 처음 대면하고 끝내 말 한 번 섞지 않는다는 구조가 재미있다. 영화를 꽉꽉 채우는 연기파 배우들이 저마다의 롤에서 굵직한 연기력 펀치를 날려대기 시작
모가디슈
By DID U MISS ME ? | 2021년 8월 5일 |
류승완 연출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남북한 인사들의 모가디슈 탈출극이라니. 그러니까 이 한 줄은, 내가 그것에 기대했던 포인트가 결코 잘못된 게 아니었다는 것의 증명이 된다. 생각해보자. <부당거래>와 <군함도> 등 그렇지 않은 영화들도 있었지만, 대개의 류승완 영화들은 모두 액션극이었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은 폭주하던 고대의 미친놈을 막아서는 현대 영웅들의 이야기였고, <짝패>, <베테랑>은 썩을대로 썩은 현대 도시에 한 방을 날리는 전직 혹은 현직 경찰 출신들의 이야기였다. <베를린> 역시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코미디 톤이 더 강했던 <다찌마와 리>마저 철저히 액션 중심의 영화였다고. 그러니까, 류승완의 신작 <모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2 (2006)
By 멧가비 | 2016년 2월 23일 |
시즌1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허술한 점이 눈에 띄는데, 자잘한 것은 그렇다 치고 제일 황당한 건 FBI나 그 누구든 니카를 감시하고 있는 놈이 하나도 없다는 거다. 탈옥의 설계 및 주동자인 그 스코필드를 두 번이나 면회 왔던 서류상 아내인데도 말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니카는 꽤 매력있는 캐릭터인데 막판에 무너진 게 아쉽다. 끝까지 비즈니스 관계로 남았으면 더 매력적이었을 건데, 갑자기 최민수도 아니고 '이렇게 하면 널 가질 있을 거라 생각했어'로 폭주할 줄이야 세상에. 시즌2는 그런 허술한 각본이 별 문제가 안 되는 게, 큰 플롯 자체가 그냥 되게 재미없다. 애초에 4부작 미니 시리즈의 기획을 시즌으로 부풀린 것도 약간 무리였는데 그 다음 시즌까지 만들려니 마른 오징어에서 물 내듯이 쥐어 짜내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