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리스 Fortress (1992)
By 멧가비 | 2021년 1월 12일 |
크리스토퍼 램버트 표 뻔뻔한 액션 영화 중에 상대적으로 제일 진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일 것이다. '산아제한' 위반을 중범죄로 다루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인데, 아 여기서 말을 바꿔야겠다. 산아제한에 대해 따로 진지하게 고찰하거나 하는 건 없고, 그냥 크리스토퍼 램버트를 미래 감옥에 가둬 깽판치게 만드는 명분일 뿐이다. 램버트 역시 90년대 액션 장르 시장에서 나름대로 자기 자리가 있었던 배우이기는 하나, 고난이도의 격투기를 구사할 정도의 전문 액션 배우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동시대의 장 끌로드 반담, 스티븐 시걸 등과는 다르다. 그래서 램버트의 영화는 심플한 격투 영화들보다는 늘 장황한 설정이 붙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헐리웃 입성작인 [하이랜더]부터 그랬고. 바꿔 말하면 직접 몸을 쓰는 것보다
MCU 10주년 재감상 리뷰 - 아이언맨 Iron Man (2008)
By 멧가비 | 2018년 6월 2일 |
아이언맨이 당시 "쿨하다"고 여겨지는 지점은, 가난하지 않고 소수자도 아니고 이중인격의 딜레마도 겪지 않으며 저주 받은 흡혈귀 따위도 아닌, 컴플렉스 없이 자신만만한 영웅이라는 점이다. 신체 일부를 기계 장치로 대체한 설정 마저도, 이를 이용해 기업의 향방을 결정하고 스스로는 불한당들에 대항할 힘으로 삼는 전화위복일 뿐 그에게는 컴플렉스나 트라우마가 아니다. 즉, 절대로 의기소침해 하지 않는, 어찌 보면 얄밉기 까지 한 남자가 주인공인 슈퍼히어로 영화는 현재 까지도 보기 드물다. 흔히 비교되는 대상으로 배트맨이 있다. 배트맨 브루스 웨인이 마치 몰락한 흡혈귀의 후예라도 된 듯 저택에 틀어박히고 낮에는 "돈 많은 탕아"라는 가면을 쓰는 반면, 토니 스타크는 전망 좋은 말리부 별장에 사는 "진짜 탕아"
칠드런 오브 맨 Children Of Men (2006)
By 멧가비 | 2015년 9월 9일 |
커다란 재난으로 인간이 한 방에 혹은 급격히 멸종하는 상상만 해 봤지, 이런 식의 인류 멸망 스토리는 생각도 못 해봤어서 신선하다. 아이가 더 이상 태어나지 않는다니, 원인이 어쩌고 그게 말이되냐 저쩌고 하기에 앞서서, 아무튼 설정 자체가 존나 신선하고 흥미진진하다. 이 영화는 약간의 종교적인 색채를 깔고 디스토피아 SF로 소화해냈지만, 상상력에 따라서 소재 하나로 온갖 장르의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노인들만 남은 미래 지구를 다루는 영국 시트콤조차 가능할 듯. 롱 테이크과 핸드헬드가 눈에 띌 정도로 많이 쓰였던데, 이는 내가 실제로 저런 암울한 미래를 사는 구성원이 된 듯한 현장감을 준다. 난민 수용소에서의 시가지 전투 장면은 정말 어지간한 전쟁 영화를 능가할 정도로 역동적이고
[넷플릭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3 (2015)
By 멧가비 | 2016년 3월 22일 |
Orange Is the New Black 앞의 두 시즌보다 좀 더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를 다뤄서 더 재밌어졌다. 뭣보다 시즌2에서의 살벌함에서 벗어나 다시 오뉴블 특유의 소소함으로 돌아온 점이 맘에 든다. 노마 스토리를 통해 컬트 종교가 탄생하는 과정, 미친 눈깔 스토리를 통해 광적인 팬덤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등 뭔가의 '시작'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 채프먼을 통해 갱스터 비즈니스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처음 입소할 때 벌벌 떨던 채프먼이 어느새 큰 손으로 성장한 점이 재밌다. 교도관 노조 형성과 해체를 통해 전 시즌들에선 깊이 들어가지 않았던 교도관들의 직업적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교도관들 이야기까지 다뤄줌으로 해서 드라마 전체가 마치 쇠고기처럼 버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