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Han 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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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1) 버스커들의 축제, "월드 버스커스 페스티벌"
도시 이름이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라니, 실체를 알 수 없는 경건함을 느끼며 보도에 내려섰다. 자정의 광장은 사람 한 명 없이 고요했고 골목 사이로 부는 차가운 바람에 신문지가 날리는 것이 그렇게 을씨년스러울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공항에서 하루 자고 올 걸. 크라이스트처치의 밤은 적막했다. 버스에서 잘못 내리는 바람에 나는 무거운 짐을 끌고 다니며 어두운 거리를 반 시간 정도 헤매야 했다. 겨우 예약한 백패커에 도착했을 때 숙소의 문은 이미 닫혀 있었고, 카운터 앞에서 다시 15분을 기다려 겨우 열쇠를 얻을 수 있었다. 짐을 풀자마자 옆 건물로 연결되어 있는 펍으로 들어갔다. 평일 밤의 펍은 을씨년스러워 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헌터스 앤 컬렉터스Hunters &

시드니, 빅 데이 아웃(1) 질긴 바지의 습격
하고 많은 주제들 중 나는 왜 '페스티벌'을 찾아나서는 여행을 나서게 되었을까. 지역에 따라 특색있는 뮤지션을 볼 수 있어서? 여러 공연을 한 자리에서 보니 돈이 절약되니까?아마도 페스티벌이 음악을 멋진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 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했다. 곡이 끝날 때까지 앉아있어야 하는 콘서트홀이나 갑갑하기 그지없는 공연장보다 탁 트인 바깥에서 듣는 음악이 좋았다. 신나는 노래가 나오면 춤도 추고, 더우면 맥주를 홀짝여가며, 비가 오면 컨버스 운동화에 진흙도 튀겨가면서. 그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야말로 술에 취해 기타를 들고 멋있다고 설치던 그 모습과 가장 잘 어울리지 않는가. 친구 인혁이가 2006년 인천에서 열렸던 첫번째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진흙탕에 날 밀어넣었을 때부터

브리스톨에서 (2)
엄청난 숙취와 함께 깨어났다. 내일이면 브리스톨을 떠나야했고, 구경을 하려면 오늘 바삐 움직여야 하는데 머리가 무거웠다. 평생 숙취를 느껴본 적이 없다는 마이클은 머리를 부여잡고 뒹구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오늘 밤에는 잭 다니엘이랑 콜라를 사서 섞어먹자고 했다("그, 그게 재, 잭 콕이란 거야"). 그러면 숙취가 확실하게 남을 거라고 말했다. 술에 강한 자기로서는 숙취라는 개념을 느껴보는 것이 일생의 꿈이라는 것이다. 좋기도 하겠다... 겨우 샤워를 하고 점심으로 예정되어 있는 투어를 하러 로비로 나섰다. 트립합과 드라마 말고 지금의 브리스톨에서 유명한 것을 꼽아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피티Graffiti를 꼽지 않을까. 과거 번성하던 항구였으나(<대항해시대
스페인(3) 결국 윌코를 보다
모노토닉스로 시작된 프리마베라 사운드 첫날은 무려 새벽 여섯시에 끝이 났다. 내가 구경했던 다른 페스티벌들은 보통 점심에 시작되어 자정까지 헤드라이너 공연이 마무리 되곤 했는데, 이 미친 스페인 페스티벌의 스케쥴은 정확히 여섯 시간 뒤로 미루어져 있었다. 즉 오후 여섯시에 첫 공연을 시작해서 새벽 여섯시 여명과 함께 마지막 공연의 막을 내리는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다른 곳에 비해 극단적인 날씨도 아닐텐데, 이베리아 친구들에게 되물림하여 내려오는 시에스타 유전자 덕분이 아닌가 싶다.그 유전자를 받지 못한 나는 페스티벌의 스케쥴을 견딜 수 없었다. 뒤이어 서퍼 블러드Surfer Blood, 더 엑스엑스The XX, 브로큰 소셜 씬Broken Social Scene 까지 멋진 공연을 한 가득 봤지만 새벽이 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