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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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_베를린, 곰의 정체
베를린은 추웠다. 현지인들이 입고 있는 옷이 완전히 무장한 겨울옷이어서 가을옷을 입고 있는 우리와 비교되어 한층 더 춥게 느껴졌다. 어디를 가도 덩치 큰 곰이 있어서 왜 하필이면 곰이 있지? 항상 궁금했는데, 베어-베어린-베를린 이런 식으로 곰은 베를린을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다고 한다. 다소 철 지난 허무개그 같지만 귀엽다면 귀여운 발상이다.

117_아닌 밤에 달리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 밤이 어두워서 가로등 불빛에 비쳐야 내리는 비가 희미하게 보였다. 우산을 사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지만 그냥 지나쳤다. 급하게 올라 탄 버스에서 엉뚱한 곳에 내리는 바람에 더 많은 비를 맞게되었다. 그래도 우산이 아쉽지는 않았다. 반대편 버스를 다시 타고 원래 있던 정류장으로 되돌아와 점 점 더 거세지는 비를 맞으면서 광장을 가로질러 역까지 뛰었다. 우리 근처를 지나던 외국인 여자얘들은 비가 오는데도 태연하게 걸어갔다. 그러고보니 뛰는 사람은 우리 뿐. 뭐 아무튼 비가 와서 상쾌해진 밤 공기가 너-무 좋았던 밤!

116_사려깊은 독일의 맛
브란덴브루크문을 일직선으로 잇는 운터덴린넨거리에서 찾아낸 음식점.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 메뉴판을 받아 든 우리는 숙연해졌다. 어떤 것을 주문해야 좋을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아서 영어메뉴판을 받았지만, 숙연해지는 건 여전했다. 우리에게 이렇게나 메뉴가 많은 메뉴판은 사치야! 하면서 나름대로 추천을 받아 시킨 메뉴는 학센. 거대한 고깃덩어리와 곁들여져 나오는 독일식 으깬감자는 거의 감자떡 수준이었다. 이런 조화는 참 독특하다고 느끼면서 맛 있게 먹었다. 양이 좀 많았지만 다 먹었다는 게 포인트. 이 음식이 독일 전통음식이라는 사실은 여행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되었다. 고르고 고른 독일맥주. 거품까지 맛있는데다가 다 마시고 자면 잠도 잘 온다. 사려깊은

115_나아가는 오후 다섯시
우리는 창문이 아니라서 언제나 네모 반듯하게 지낼 수는 없겠지만, 그보다 더 단단해지고 좀 더 신중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