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깊게 여운을 남기는 관념, 내게 그것은 "가족이라는 집단의 아이러니"다. 장남 코이치와 차녀 시게는 연로한 부모를 부담스러워 하고 과부가 된지 오래인 삼남 쇼지의 아내, 즉 며느리 아닌 며느리 노리코만이 진심으로 극진히 보살핀다. 바쁜데 왔다며 노부모를 보며 투덜대는 차녀, 그러나 보조 미용사를 둔 동네 미용실 원장이다. 촌각을 다투거나 자리를 비우면 안 되는 직업군도 아닐 뿐더러 손님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도 않는다. 노모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도 다급한 기색 하나 없던 장남은 애초에 직업이 의사. 언젠가 키타노 타케시가 한, "가족이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다"라는 말은 어쩌면 이 영화와 가장 가까운 정서에서 나온 말이 아니었을까. 이기적이고 무심한 자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