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야스지

포스트: 15|조회수: 0|PERSON
Items

Posts

15 posts
꽁치의 맛 秋刀魚の味 (1962)

꽁치의 맛 秋刀魚の味 (1962)

멧가비|2018년 10월 17일

류 치수의 오즈 영화 캐릭터들이 늘 그랬듯 어디에나 있을 평범하고 점잖은 초로의 남성 히라야마 슈헤이는 딸의 결혼을 앞두고 만감이 교차함을 느낀다. 그러나영화에서 결혼식이라는 것은 히치콕식으로 말하자면 맥거핀이다. 영화의 서사는 딸의 결혼 준비에 맞춰 흘러가지 않으며 그 결혼식 자체도 숫제 나오질 않는다. 영화의 서사는 히라야마가 딸의 결혼 문제로 심란한 가운데 마주치는 일상의 여러 순간들로만 채워질 뿐이다. 딸의 결혼이라는 게 딸을 둔 아버지라면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사건이다. 하지만 "관혼상제"의 딱지가 붙는 굵직한 사건들이 아닌, 그 사이에 존재하는 마주침부터 헤어짐 까지의 작은 순간들로 사실은 이뤄져 있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언제나 한발짝 물러서서 일본의 일상을 관조했던 오즈는 그의 유작

안녕하세요 お早よう (1959)

안녕하세요 お早よう (1959)

멧가비|2018년 10월 17일

인삿말 '오하요(お早よう)'. 이 간결하면서도 일상적인 인사는 이웃, 즉 타자와의 관계를 시작하는 신호탄이자 어제로부터 이어져 오는 관계의 연속성을, "오늘도 우리는 어제와 같은 관계이지요" 하며 확인-점검하는 의식이다. 영화는 가지런히 놓인 이웃집들을 배경으로 삼으며, 이야기는 가가호호를 넘나들며 말에서 말로 넘어가는 이웃들의 일상이다. 영화 속 이웃들은 아침에 오하요 인삿말을 교환하고 점심에 뒤에서 수근거리며 저녁밥 차릴 무렵에 화해한다. 이웃이라는 형태로 표현되는 타자와의 관계는 결국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것이다. 이웃이라는 타인의 공간, 그 사이의 벽이 보이지 않는 듯 넘나드는 "아이들"이라는 존재가 있다.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되는 저 우주 안에 속해있지만, 그 안에서도 아이들

동경 이야기 東京物語 (1953)

동경 이야기 東京物語 (1953)

멧가비|2018년 10월 17일

인생의 막바지를 준비하는 노부부에게 무심한 자식들을 조명하고 있지만, 과연 영화가 그들에게 비판의 시선을 대고 있는 걸까. 물론 관객은 친자식들의 괘씸한 태도와 오히려 생판 남인 전(前) 며느리의 극진한 봉양을 비교하며 분통을 터뜨릴 수 있다. 특히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관객이 느낄 씁쓸함은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뒤이어 나오는 장면에서, 친자식들 중에서도 가장 성글던 큰 딸이 유품을 뭘 갖고 싶느니, 아버지가 먼저 가셨어야 하느니 등등의 눈치 없는 이야기를 늘어 놓는 모습 까지 그대로 묘사해 버린다. 하지만 동서고금 이것이 현실이고 인생의 민낯이다. 막내딸은 언니의 불효막심한 태도에 대해 끝내 불만을 드러내지만, 가장 극진했던 전 며느리는 오히려 막내딸을 다독이며 중립의 관점을 제시한다.

꽁치의 맛 秋刀魚の味 (1962)

꽁치의 맛 秋刀魚の味 (1962)

멧가비|2016년 11월 8일

카메라를 기준으로 인물보다 더 근접한 위치에 굳이 눈에 띄는 피사체를 놓음으로서 중첩(重疊)되는 오즈 야스지로의 카메라 시선은, 본래라면 눈에 보이지 않았어야 할 "공간"을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무언가로 만들어 관객의 눈 앞에 내려놓는 요술을 부린다. 그로 인해 관객은 감독의 의도에 이해 인물에게 닿지 못하고 멀찌감치 떨어지게 된다. 대체적으로 관조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 세계관 안에서도 유독 정적인 영화. 마치 첫 눈이 내린 새벽녘처럼 시공간이 멈춘 듯한 인상을 준다. 영화 속에선 이렇다 할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 궁금한 전개도, 기대 할만한 결말도 없다. 말로 설명할 수 있을만한 유일한 "일(?)"이라면 히라야마의 외동딸이 마지막에 시집 간다는 것 뿐. 그러나 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