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과학자

포스트: 11|조회수: 0|CIVILIZATION
Items

Posts

11 posts
트랜센던스 Transcendence (2014)

트랜센던스 Transcendence (2014)

멧가비|2017년 2월 3일

삶의 많은 부분을 디지털에 맡겨놓은 세상에서 인류는 이제 네트워크 없이는 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없는 레벨에 이르렀다. 전지구적 블랙아웃이 있던 이후의 삶, 영화는 도치법을 사용해 결말을 먼저 공개한다. 그러나 영화는 단지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경고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속 인물 중 네트워크의 지배자가 된 윌을 제외한 나머지 인간들 모두의 불통(不通)에 답답해하며 영화를 감상했다. 윌은 인간적 사고에 무감각해지는 와중에도 아내인 에블린을 위한다는 명제만큼은 우선적으로 지키고 있다. 마치 아이작 아시모프 세계관의 로봇처럼 말이다. 이는 인간의 불가측한 사랑보다 오히려 기계적이어서 동시에 절대적이다. 그대로 놔뒀으면 에블린에 의해 통제받으며 인류를 몇 단계 이상 도약시킬 수 있

할로우 맨 Hollow Man (2000)

할로우 맨 Hollow Man (2000)

멧가비|2016년 12월 10일

국방성의 사주로 "인체 투명화" 실험을 주도하는 세바스찬 케인은, 고릴라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성공한 후 공명심에 눈이 멀어 자기 자신을 모르모트로 삼기에 이른다. 그러나 거듭되는 실패의 압박감, 그리고 실험실에 갇힌 피험자로서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투명화 능력(?)을 악용하기로 결심한다. 과학자 동료들을 추행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급기야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여성을 겁탈하기까지 한다. 케인은 단지 거만한 출세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겁탈하게 되는 여성을 평소에도 몰래 훔쳐보는 등 기본적으로 윤리의식이 결여된 인간으로 묘사된다. 이는 우선 윤리가 결여된 과학 기술이 남용되는 것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애초에 국방성부터가 투명 기술을 군사 병기화 할 계획으로 지원했다는 언급도 있다. 그런가

가상현실 Virtuosity Virtuosity (1995)

가상현실 Virtuosity Virtuosity (1995)

멧가비|2016년 12월 7일

네트워크와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두 분야는 각각 독자적으로 발전하다가 어느 시점에 서로 만나 화학 작용을 일으켜 수 많은 예술가와 이야기꾼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게 아니었을까 추측하게 된다. 90년대 SF의 가상현실 붐의 근원을 다른 무언가로 설명할 수 없다면 말이다. 자신의 가족을 죽은 살인범을 쫓는 경찰의 이야기, 플롯 자체는 익숙한 액션 장르의 결을 그대로 따른다. 그러나 상투적인 이야기에 당시 장르적 트렌드이기도 했던 '가상현실'이 소재로 사용된 점은 분명 새로운 측면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나 3D로 구현된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게임을 꽤 그럴듯하게 묘사한 선구자적 영화. 시뮬레이션 속 AI 캐릭터를 연기하는 러셀 크로우의 연기력이 영화의 생명력을 절반 정도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플라이 The Fly (1986)

플라이 The Fly (1986)

멧가비|2016년 9월 23일

"파리 대가리를 한 인간"이라는 시각적 충격이 작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르주 랑주란의 원작 소설 대신, 커트 뉴먼의 58년작 영화를 실질적인 원작으로 상정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원작을 재구현하는 데에서 그치는 대신 같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전혀 다른 무언가로 진화시킨다. 관객에게 서스펜스를 제공하는 방식 자체가 58년 원작과는 다르다. 안드레가 뒤집어 쓰고 있던 보자기가 벗겨지고 파리 대가리가 나타나는 "순간"의 쇼크가 58년작이 주는 공포였다면, 본작에서는 점점 파리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주고 그 신체 변형과 파괴를 불쾌한 엔터테인먼트로 삼는다. 결과의 공포인 원작, 과정의 공포인 리메이크로 구분할 수 있겠다.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