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시구 시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두 영화의 근엄한 얼굴들을 보며 각설이 타령이 생각난 건 웬 말이냐 싶지만, 그들의 생명력에 대한 경외다. 그들이 돌아온 시점은 작년도, 재작년도 아니다.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이라는, 사람으로 치면 태어나 걸음마를 하고 말을 하는 것부터 사춘기도 지나 사회에 나올 정도의 시간이다. 용광로로 사라지던 아저씨, 아슬아슬하게 로프에 매달려 땀 한 방울에 목숨이 오가던 청년을 보며 열광했던 코흘리개 시절의 감상에 젖을 새도 없이, 날아가는 비행기에 매달리고 도시 하나를 작살낸다. 이쯤 되면 추억 회상편 쯤에 카메오로 등장했을 법도 한데 여전한 주인공들이다. 10년이면 동산도, 강산도 변한다지만 이 형님들에게 세월의 흐름도 비켜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