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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1992)
권력은 권력 스스로 태어나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부조리한 권력은 그 권력에 희생당하는 구성원들 스스로 불러들이기도 한다. 그것이 무지함에서 비롯되었든 아니면 그릇된 신념의 결과이든, 결국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존재하게 된다. 엄석대 저 새끼 나쁜 새끼라며 욕하는 아이들도 그 전 까지는 석대를 영웅처럼 혹은 왕처럼 떠받들며 그 그늘 아래에서 콩고물을 얻어 먹고 싶어하던 피지배계급이었다. 아이들은 폭력 아래에서 숨죽여 지배를 받았지만 동시에 자신들 위에서 폭력으로 군림할 누군가를 늘 필요로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엄석대의 몰락은 그저 그 자리의 원래 주인인 (군부 독재 시대의) "교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석대는 정의의 심판을 받은 게 아니라 용도 폐기됐을 뿐이다. 철권이 녹슬면 기회주의자들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2010)
닫힌 사회의 구조적 폭력, 사회 정의에 대한 무관심과 고발 의식과의 거리 등 영화의 거시적인 주제의식들은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특히 폭력에 희생당하는 여성성에 대한 동정적 시선이 이 영화를 새로운 무언가로 만드는 건 아니다. 가장 공감되는 관점은, 인간 관계의 온도차, 즉 비극이 발생하는 지점을 바로 그 온도차로 상정한 부분이다. 단순히 폭력의 피해자인 복남이 서슬 퍼런 낫으로 가해자들을 도륙하는 복수극의 쾌감으로 일관하는 영화가 아니다. 복남이 낫을 들기로 결심하는 데에는 해원의 외면과 그에 대한 원망 등 복잡한 것이 작용했으리라. 관찰자이자 간접적 가해자인 해원의 존재는 영화를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만든다. 복남에게 있어서의 해원, 해원에게 있어서의 복남이라는 사람이 갖는 의

애니플러스가 정말 장사를 못한다는 게
내일(2월 23일) 한국에서 개봉하는 소드 아트 온라인 -오디널 스케일-(Sword Art Online the Movie: Ordinal Scale). 개봉을 하루 앞둔 지금, 소드 아트 온라인 극장판이 단독 개봉하는 메가박스에서는 예매율 1위에 올라 있습니다. 15.1%네요. 한국에서 메가박스의 시장점유율(관객수, 2016년)은 16.6%. CGV(49.2%), 롯데시네마(26.5%)에 이은 3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애니플러스가 배급을 맡으면 보통 이 메가박스로 가게 되죠. 그러면 실제 예매율은 어떻게 될까요? 네 그렇습니다. 8위에 머무르고 있네요. 3.5%. (2월 22일 14:02) 지금 메가박스에서는 표 부족으로 매진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2월 23일(개봉일

<조작된 도시>감독GV- 빠르고 신선하고 재미있다
요즘 가장 핫한 한국영화 감독GV상영회를 지인과 다녀왔다. 오프닝부터 쏟아지는 포탄과 섬광 등 현란하고 스케일 큰 전투 액션에 디테일하게 편집한 쇼트들이 눈과 귀를 사로잡아 빠르고 감각적인 멋진 액션을 예고했다. 이어지는 주인공의 억울하고 극적인 스토리가 군더더기 없이 압축적이고 가끔은 비현실적인 주변 묘사와 함께 그려져 엄청난 음모와 어두운 범죄은닉 집단에 대한 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 중심에서 다양한 감정과 강한 액션을 전작들에 이어 더욱 강렬하게 소화해준 지창욱의 선 굵은 연기가 영화와 한 몸처럼 녹아져 있었고 2005년 대 히트작 의 박광현 감독다운 만화같고 화려한 액션과 꼼꼼하고 스피드있는 스토리가 많은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