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부터 조짐이 보이는데, 과연 영화는 [귀타귀]를 역으로 뒤집는 발상 위에 만들어졌다. 이제 홍금보는 마을 늙은 부자에게 아내를 빼앗기는 어수룩한 남자가 아니라 간통을 캐내는 탐정이고, 조력자였던 종발은 적대하는 사술사로 출연한다. [귀타귀]의 속편으로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아무 관계없는 그저 홍금보가 또 나올 뿐인 아류작인데, 그렇다고 해도 [귀타귀]를 아예 의식하지 않은 것은 또 아닌 셈이다. [귀타귀]와 시리즈 취급을 받을 만큼 동시대에 비슷한 소재로 만들어졌으니 이 시점에서야말로 이제 홍금보식 호러 코미디 세계관이라는 게 대충 윤곽이 잡히는 것이다. 혼에 빙의되는 유령 탐정이라는 이미지는 아마도 일본 만화 [유유백서]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며, 홍금보가 지찰인(纸扎人)으로 변장해 보여주는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