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 사토시의 세 번째 애니메이션 영화에는 사이코 살인마와 신경쇠약 피해자, 배우라는 직업의 자의식에 매몰된 노인 대신 그저 집 잃은 아기를 집으로 돌려보내주려는 세 명의 언더독들이 있다. 콘의 앞선 두 작품들과 비교하면 스타일면에서 가장 현실에 두 발이 단단히 붙어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스타일과 별개로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가장 판타지적이다. 도쿄 뒷세계의 노숙자들이 아기를 업은 채 동분서주하는 모든 길목들이 우연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점차 발견되기 때문이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오가지 않으면서도 모든 우연의 연쇄들이 마치 필연처럼 아귀가 맞아 떨어진다. 게다가 노숙자가 주도하는 사건들, 그 무대가 되는 곳은 도쿄의 밤 뒷골목이고 참여하는 군상들은 야쿠자, 이민자, 오카마 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