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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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 10주년 재감상 - 토르 천둥의 신 Thor (2011)
영화는 일견,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와 비슷하다. 단지 날개옷 대신 망치요, 망치가 없어서 하늘로 올라가지 못 하는 건 선녀 대신 천둥신일 뿐. 보통의 슈퍼히어로 영화라면 주인공이 힘을 얻으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 전통의 구조를 비틀어, 주인공이 힘을 잃고 추락하면서 시작한다. 진지하고 무게감 있던 성격도 어딘가 모르게 얼뜨기처럼 변해, 본래라면 감초 조연이 했을 법한 개그들을 주인공이 혼자 도맡는 지경까지 간다. '도널드 블레이크-토르'라는 이중 자아의 설정을 배제하고 얼티밋 세계관의 단일 자아 설정을 채택했다는 건, 즉 주인공이 처음부터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것. 어찌보면 이야기를 단조롭고 심심하게 만들 수도 있는 선택인데, 주인공에게서 능력을 빼앗고 시작한다는 건 좋은

MCU 10주년 재감상 - 아이언맨 2 Iron Man 2 (2010)
물리적 완성도에 대해서는 비록 혹평이 중론이나, "악당의 기질이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에 대한 탐구는 눈 여겨 볼 만 하다.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해 "지나친 자의식"이란 답을 우회적으로 내놓는다. 풀어 말하면, 문제의 원인을 자신 내부에서 찾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리는 것에서 악은 시작한다는 것이다. 안톤 반코. 하워드 스타크의 연구 파트너로서 아크 리액터 개발의 성과에 절반 가까이 지분이 있었지만, 이를 당시 소련으로 유출해 이득을 보려다가 하워드에 의해 축출, 소련으로 추방당한 남자. 인과를 따져보면 자신의 잘못이 분명 있는데 근거 없이 하워드 스타크를 원망하다가 죽어간 인물이다. 그의 아들인 이반 반코 역시 마찬가지다. 본인이 스스로 소형 아크 리액터를 생산할 수 있음에도, 그것을 어떻게 "잘

MCU 10주년 재감상 리뷰 - 인크레더블 헐크 The Incredible Hulk (2008)
이 영화의 묘한 매력은 내러티브의 구조에 있다. 그 어느 마블 영웅들보다 강력한 힘, 앞뒤 없이 들이밀고 깨부수는 우악스러운 파이팅 스타일을 가진 캐릭터가 바로 헐크인데, 정작 영화 속 헐크-브루스 배너는 "뒷걸음 치는" 도망자 신세라는 점에서 말이다. 헐크에 비하면 어린애 솜주먹이라 할 만한 다른 영웅 캐릭터들은 늘상 무언가를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속에서 활약한다는 점이 대비된다. 도망이라는 개념은 영화를 상징한다. 브루스 배너는 자신을 쫓는 군인들, 권력가의 비뚤어진 망상과 욕심으로부터 달아나고 있지만 사실은 그 자신, 헐크라는 얼터 에고로부터 달아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서 마치 오이디푸스의 패러독스처럼, 헐크의 존재를 은폐하고자 추격하는 일이 되려 그 헐크를 자극해 깨워버리고

MCU 10주년 재감상 리뷰 - 아이언맨 Iron Man (2008)
아이언맨이 당시 "쿨하다"고 여겨지는 지점은, 가난하지 않고 소수자도 아니고 이중인격의 딜레마도 겪지 않으며 저주 받은 흡혈귀 따위도 아닌, 컴플렉스 없이 자신만만한 영웅이라는 점이다. 신체 일부를 기계 장치로 대체한 설정 마저도, 이를 이용해 기업의 향방을 결정하고 스스로는 불한당들에 대항할 힘으로 삼는 전화위복일 뿐 그에게는 컴플렉스나 트라우마가 아니다. 즉, 절대로 의기소침해 하지 않는, 어찌 보면 얄밉기 까지 한 남자가 주인공인 슈퍼히어로 영화는 현재 까지도 보기 드물다. 흔히 비교되는 대상으로 배트맨이 있다. 배트맨 브루스 웨인이 마치 몰락한 흡혈귀의 후예라도 된 듯 저택에 틀어박히고 낮에는 "돈 많은 탕아"라는 가면을 쓰는 반면, 토니 스타크는 전망 좋은 말리부 별장에 사는 "진짜 탕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