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날고 있지만 잡을 수 없는 여름의 모기처럼, 영화는 차마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이리저리 방향을 튼다. 연쇄 살인범 가족을 둔 쿠라하시 가족 세 모녀의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느닷없이 심령 탐정이 등장한다. 심령 탐정 일당이 쿠라하시 집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로는 마치 AV의 설정을 빌려온 듯한 아주 불쾌한 에로티시즘이 줄을 잇는다. 이 탐정들은 약속과 달리 연쇄 살인범을 잡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섹스로 세 모녀를 정복하고 모욕하는 데에만 집중한다. 그렇다고 연쇄 살인 이야기가 흐지부지 사라지느냐? 그건 또 아니다. 다만 그 정체가 이상하게 꼬여버릴 뿐. 결국 영화는 근친상간을 잠깐 건드렸다가 출생의 비밀로 귀결되고 마지막은 코즈믹 호러다. 가족을 향한 세간의 비난, 손에 묻은 피, 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