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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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 리뷰 시리즈 - 제공 濟公 (1993)

By 멧가비 | 2021년 1월 5일 | 
두기봉과 주성치의 두 번째 협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심사관 2'라고 이름 붙여진 그 영화. 주성치 영화는 모두 웃기다는 속설이 있다. 단언컨대 거짓말이거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아마도 주성치 필모 도장깨기를 실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부딪히는 관문이 이 영화일 것이다. 형이상학적이고 도그마적인데다가 주성치에게 요구되는 코미디 패턴 요소들은 대부분 제거되어 있다. 아, 웃기지 않다고 했지 재미 없다고는 안 했다. 유불선(儒佛仙)이 뒤섞인 세계관, 특히 주성치 본인이 일단 인간이 아닌 신선이라 초월적인 레벨에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점에서 기존 주성치의 협잡과 파행적인 해프닝 등은 끼어들 틈이 없다. 주성치는 이 작품에서의 형이상학성에서 거품을 걷어내고 장르적으로 윤색해서 아마도 서유기 2부작에

도그빌 Dogville (2003)

By 멧가비 | 2019년 3월 15일 | 
"은총"이라는 이름의 이방인은 개들의 마을에 흘러들어와, 개들을 일시적으로 구원하고 그 스스로 금단의 열매가 되어 개들을 매료했으며, 개들로 하여금 타락을 앞에 놓아 선택하도록 시험에 빠뜨렸고, 마지막에는 개들을 불태움으로써 타락을 부끄러워하지 않음을 단죄하며 다시 아버지 곁으로 떠난다. 교화를 가장해 타락을 독려한 위선자의 피는 직접 손에 묻히고,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개에게는 죄를 묻지 않는다. 생소하게도 연극 무대처럼 꾸며진 영화 속 마을의 미장센은 관객으로 하여금 상충되는 두 가지 감각을 동시에 체험케 만드는 장치다. 목불인견의 추잡한 인간군상의 타락, 소름끼치는 집단적 폭력을 목격함에 있어서 관객은 연극적 공간이 주는 거리감에 힘입어 모든 폭력의 순간에서 조금은 안전하게 물러나 있을 수 있다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By 멧가비 | 2018년 11월 27일 | 
언제였는지 기억도 희미하지만 '바닐라' 사진을 처음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아이스크림 표준 맛 쯤 되는 그 바닐라 말이다. 말갛고 보드랍게 생겼을 줄 알았던 실제 바닐라는 시커먼 나뭇가지 모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닐라라는 단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장담컨대 백이면 백 아이스크림 색깔을 떠올릴 것이다. 이게 내가 일상에서 직접 체험한 최초의 "시뮬라크르"였다. 이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 이상으로 시뮬라크르에 대한 이야기다. 장 보드리야르가 말 한 시뮬라크르, 간단히 말 해, 본질과 기호 사이의 헤게모니에 대한 관념이다. 본질을 흉내내어 기호화 된 가짜가 오히려 본질의 가치를 압도해버리는 현상, 쯤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주인공 존은 혈거인이다. 그러나 혈거인이 아니다. 우리가 혈거인이

자도즈 Zardoz (1973)

By 멧가비 | 2018년 11월 25일 | 
종교 풍자가 기본 골격인 영화다. 자도즈는 야만인이라 일컬어지는 지상인들을 지배함에 있어서, 총과 총알을 무상 분배하시어 폭력을 숭배토록 부추기고, 남성의 성기에 대해서는 폭력과 죽음의 씨앗이라 정의 내린다. 이렇게나 비생산적이로 비생명적인 복음을 전파하는 자도즈를 따라 주인공 제드가 도착한 곳은 보텍스. 영생인들이 살고 있는 땅 보텍스는 많은 종교에서 묘사하는 이상향에 대한 모순적 풍자다. 영생인들은 서구 기독교의 보수적인 종교화에 나오는 천사와 같은 외모를 하고 있는데, 낙원의 인류처럼 묘사되는 첫인상과 달리 이들에게는 가시적인 욕망이 없고 오로지 끝없이 반복적인 일상 뿐. 이들에게 주어진 미래란 죽지도 못하는 비참한 노화의 징벌 혹은 무감각의 징벌 뿐이다. 제드는 알파벳 Z의 코먼웰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