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서 주성치는 드물게도 처음부터 강하고 바른 사람이다. 즉, 기존 주성치 영화들 속 주성치들이 반드시 하나 쯤 갖고 있던 성장, 타락, 협잡, 개과천선, 재기, 각성 등의 면모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신 그러한 요소들을 오맹달과 소림사 동료들에게 양보한다. 즉, 주성치 원맨쇼에서 벗어나 롤을 나눠 갖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팀 스포츠인 축구를 소재로 삼은 것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주성치 단독 연출작에서 이러한 변화를 보인다는 것은 주목할 포인트다. 감독으로의 겸직 때문에 바빠서 그 많은 롤을 소화하기 버거웠던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 쯤 부터 이미 자신의 비중을 줄여 나가서 아예 전업 감독으로 전환할 것을 고려하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고. 어쨌든 주성치의 작가 감독으로서의 자의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