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격영화
Posts
11 posts주성치 리뷰 시리즈 - 파괴지왕 破壞之王 (1994)
주성치는 [소림 축구]를 통해 단독 연출자 데뷔하기 전에도 이미 공동 감독이거나 감독 크레딧에 이름만 안 올렸을 뿐 그에 못지않게 상당부분 참여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력지, 왕정 등 호흡을 맞추는 감독이 계속 바뀌어도 늘 일정한 웃음 톤과 세계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거겠지. 그래서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들은 주성치가 감독을 했든 연기만 했든 늘 주성치 영화라고 불리우며 하나의 비공식 시리즈로 여겨지곤 한다. 그 주성치 시리즈라는 것을 나는 딱 절반으로 나눈다. 전반기는 비교적 현실적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거나 사변적인 내용일지라도 연출 방식, 코미디의 색깔이 일상적이다. 시트콤 같다. 반대로 후반기는 일본 서브컬처에 대한 주성치의 관심과 이해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하며 코미디도 다분히 만화적이고
취권 2 醉拳 II (1994)
이소룡 세대 바로 아래인 내 세대에게 성룡은 지금에 와선 애증의 대상이라 하겠다. 차라리 커리어만이 초라하게 퇴색됐다면 과거의 영웅이라며 찬사라도 보낼 수 있으련만, 배우가 아닌 인간 성룡으로서의 노년기 공개적 행보에 대해서는 이제 애증의 '애'도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된 게 사실. 그 성룡의 영화 중에서도 그야말로 애증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영화. 1편과 2편, 단 두 편 사이에 이렇게나 장르적 발전의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시리즈물은 전무하다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확한 투로와 정박자의 합으로 이뤄져 안무에 가깝던 액션 구성은 자연스러운 리듬에 더 자유로운 동작을 입히고 타격감을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소룡처럼 특정 유파에 근간을 둔 정통 무술인도 아니고 이연걸
용쟁호투 Enter the Dragon (1973)
이소룡 영화들은 문화적 아이콘으로서의 이소룡 본인을 빼고 나면 영화적으로나 문학적으로나 사실상 할 말이 그다지 없다. 이소룡 영화들에는 이소룡이 자랑하는 보디빌딩 근육과 절권도 동작, 그리고 그것을 맘껏 과시할 명분으로서의 기초적인 시나리오가 있을 뿐이다. 모든 대사와 미장센, 배우 등이 이소룡이라는 하나의 아이콘을 빛내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이소룡의 몇 안 되는 영화들이 모두 그러하지만 이건 그 중에서도 특히나 과시적이다. 그리고 호평이든 혹평이든 유일하게 뭔가 할 얘기가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사실 물리적으로 가장 과시적인 영화는 [맹룡과강]이다. 척 노리스의 패배로 유명한 그 콜로세움 시퀀스. 늘 갑빠 자랑에 여념이 없던 소룡이 형은 그 전설적인 맞짱 씬에 앞서 기나긴

존 윅 3 파라벨룸 John Wick: Chapter 3 - Parabellum (2019)
가을 은행 털듯이 적들 목숨 털면서 피의 아수라장을 헤쳐나가는 게 존이었는데, 이번 영화는 그냥 존 윅 몰카다. 되게 둔해 빠진 중년 아저씨를 대상으로 "나 사실은 존나 강한가?" 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몰카처럼, 붕붕 날으는 슈퍼 암살자들이 맥락없이 뒈져 나가기만 하잖아. 전작들에선 뒤뚱대는 키애누 리브스의 액션에 조연들이 톤과 리듬을 맞춰 움직여 줬다. "존 윅 리얼리즘"이라는 게 거기 있는 거였다. 근데 이번작에서는 적들은 자기들이 펼칠 수 있는 최대한의 기량을 펼쳐가며 움직이다가도 존나 마법처럼 존한테는 털린다. 구라를 치려면 잘 쳐야 되는데 밑장 빼는 소리 다 들리고 있는 꼴이다. 일곱 살 조카들도 삼춘이 봐 줘 가면서 놀아주는 거 다 안다. 근데 존만 모른다. 존도 웃긴 게, 총칼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