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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Batman (1989)
영화는 시처럼 함축적이다. 거리의 매춘부가 열 살 남짓한 꼬마에게 손을 내미는 도입부 장면은 도시의 타락을 아주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설명한다. 어둡게 가라앉은 모습의 배트맨은 분노의 억제를, 조커의 화려한 분장과 쇼맨십은 광기의 발산을 시각적으로 말하려는 듯 하다. 그래서 영화는 이성과 논리 대신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감성으로 이해하면 좋다. 흔히 팀 버튼의 배트맨을 강박증 환자에 비유하곤 하는데, 알고보면 이 영화의 배트맨, 브루스 웨인은 생각보다 정상적인 모습이다. 꽤 적극적으로 연애 전선에 뛰어드는 데다가, 부모의 죽음에 대한 강박도 그 정도면 정상인 수준으로 보인다. 조커는 마치 아집으로 뭉친 미친 예술가처럼 묘사된다. 조커 가스로 제일 먼저 살해한 것은 유명한 모델들이며 그 다음

섀도 The Shadow (1994)
원작은 어떤지 존나 궁금할 정도로 독특한 슈퍼히어로 영화. 당시 한국 출시 제목은 '샤도우'였는데 이 어감이 왠지 쌈마이 하면서도 존나 그럴싸해서 사실은 이 쪽이 더 좋다. 주인공 샤도우에 대해 말하자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존나 호방하게 웃어 제끼면서 악당들을 겁준다. 이 웃음 소리가 너무 악당같아서 되려 멋진데 정작 그래놓고 초능력 다 쓰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면 땀에 절어 기진맥진한다. 초능력이라곤 마인드 컨트롤이나 투명화 정도인데, 마인드 컨트롤은 영화 초반부터 히로인한테도 막히고 대책없는 투명화는 악당 조무래기한테 간단히 간파당해서 역습에 죽을 뻔한다. 이런 허세와 근성이 공존하는 약간 개그스러운 맛이 맘에 든다. 물 밑에선 엄청나게 발버둥치는 백조같다. 뉴욕에 친척도 있다던

인간 로켓티어 / The Rocketeer (1991)
세계 제2차 대전 시기를 다루는 영화들 특유의 때깔 좋은 구식 비주얼과 누가 봐도 어드벤처 영화 OST인 좋은 음악들이 있는 영화. 등에 제트팩 매단 것 말고는 그냥 백수건달이나 마찬가지인 무능력한 주인공. 그리고 그 주인공을 순정적으로 사랑해주는, 예쁜 미친년 제니퍼 코넬리. 미치지 않고서야,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한 미인인 제니퍼 코넬리가 뭐가 아쉬워서 그런 병신한테 해바라기짓을 하고 있겠냐고. 어쨌거나 저쨌거나 로켓티어의 캐릭터 디자인 자체는 상당히 멋지다. 그렇지만 그런 식으로 불이 뿜어져 나오는 구조라면 엉덩이 허벅지 벌써 다 화상입고 데여 까지고도 남았다.

젠틀맨 리그 / The League Of Extraordinary Gentlemen (2003)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소설 주인공들이 모여서 큰 악당 하나 때려잡는 영화. 투명인간도 나오고 네모 선장 나오고 톰 소여 나오고. 이건 빅토리아 어벤저스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하이드 씨가 나오니까. 각각의 캐릭터의 개성도 좋고 스토리의 기승전결도 나쁘지 않다. 뭣보다 액션 시퀀스가 훌륭하다. 체술 동작도 짜임새가 좋고 속도감도 뛰어나다. 캐릭터별로 전투 스타일이 차별화 된 점이 좋고, 당시의 기술력으로 하이드 씨를 스크린에 재현해냈다는 점이 놀랍다. 어떤 면에선 요즘 나오는 CG 헐크보다 현실감 있어서 좋다. 빅토리아 시대의 건축 양식이나 복식을 보는 잔재미도 있고, 노틸러스 호의 디자인은 거의 이 영화의 30퍼센트 이상의 즐거움이다. 원작을 안 읽어서 다행인 건가. 난 좋던데 왜 다들 싫


![[웹툰단행본] 『통제구역관리부』 1권 후기 : 이상한 변칙과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는 공간에 대하여](https://img.zoomtrend.com/2026/06/09/1780996474-SE-5eda86fa-0d63-4afd-b8dd-b801879fed5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