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Me and the Apocalypse (2015) 초반은 그냥 세계 종말이라는 소재로 진행되는 유쾌한 코미디 드라마인 것 같았다. 무거운 소재에 가벼운 화법이라는 점에서 '더 롱맨즈'랑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강렬해지는 분위기, 이야기가 다루는 묵직함의 밀도는 높아지고 극은 정말 세계 종말이 다가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고 지구가 종말을 맞이한다는 건 첫 회부터 확정 지어놓고 시작했음에도 극의 분위기가 워낙에 유쾌해서 마치 그런 일이 안 벌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점점 그게 진짜로 벌어질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 불길한 기승전결의 흐름과 템포가 좋다. 그와 동시에 점 조직과 같았던 등장 인물들의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