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일단 던져놓자면,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아주 훌륭한 작품이다. 내용도 재미있고 연출도 좋고 만듦새는 더더욱 좋다. 비단 히어로 장르에 국한시킬 것도 없이, 21세기에 나온 상업 애니메이션 중에서 몇 손가락 안에 넣어도 될 만한 완성도를 가진 작품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내용 자체는 아주 놀랍거나 대단한 반전을 꾀하진 않지만, 세계관과 캐릭터를 농밀하게 이해하고 드라마와 스토리를 녹여낸 뒤 살짝살짝 비트는 솜씨가 일품. 스파이더맨의 '시작'에 있어서 '또 이거 나오나?'싶은 부분을 캐릭터의 입을 빌려 '그거 내겐 지겹다'고 눙치고 넘어간다든가, 그렇게 생략(?)하고 넘어간 부분이 중후반에 다른 방식으로 튀어나오는가 하면, 빤한 부분의 템포를 조정해서 기어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