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z의 비공식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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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posts아쿠아맨과 마우이, 헐리우드가 찾은 새로운 마초들
[아쿠아맨]에서 가장 절묘한 캐스팅은 앰버 허드나 니콜 키드먼이 아닌 제이슨 모모아다. 이건 내 의견이라기보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에 가깝다. DC 확장 유니버스의 주인공들은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 원작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은 외모인 경우가 많았다. 이에 비하면 영화판 아서 커리와 원작의 아쿠아맨은 닮은 점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다르다. 그러나 이만큼 절묘한 캐스팅도 없을 것이다. 원작 그대로 금발 백인 미남이 물고기 비늘옷을 입고 아쿠아맨을 자처했다면 관객들의 눈에 키치로 보였을 것이 뻔하다. 이미 영상화된 적이 많아 유치하다는 이미지를 깬 슈퍼맨이나 배트맨에 비하면 차원이 다른 난이도였다. 아쿠아맨이 코스프레가 아닌 영화의상으로 보일 수 있게 한 건 대부분 모모아의 타고난 매력
[토티-이탈리아 여행] 로마로 가는 길에 만난 토티의 동료
내 책 (이하 )의 집필이 한창 진행 중이던 올해 2월, 내게 유럽 출장 기회가 생겼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를 거치는 출장 뒤에 휴가를 며칠 붙여 를 쓰기 위한 답사를 하기로 했다. 회사의 양해를 받은 뒤 허겁지겁 답사 준비를 시작했다. 일찌감치 인터뷰 신청을 했다면 토티 본인, 혹은 토티를 잘 아는 로마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내겐 시간이 없었다. 로마 구단과 접촉하는 건 취재 신청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취재 신청 과정을 돌이켜보면 거의 코미디와 같았다. 욕심이 생긴 나는 금요일 피오렌티나(vs 유벤투스), 토요일 나폴리(vs 라치오), 일요일 로마(vs 베네벤토) 홈 경기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중남부 경기

<블랙 팬서> 단상들
- 는 개인적으로 감동을 주는 영화였다. 블랙뮤직을 좋아하는 사람들, 특히 네오소울이나 소위 컨셔스 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미국 흑인들에게 아프리카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땅이라는 걸 잘 알게 된다. 디안젤로는 “Africa is my descent / And here I am far from home”이라고 노래했다. 그러나 이들이 노래하는 이상향으로서의 아프리카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 인권 운동가 중에서는 탄압받는 흑인 형제, 자매들을 다시 고향으로 돌려보내주는 정기선을 구상한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블랙 스타’라는 이름의 그 배를 타고, 선조들이 노예로 팔려온 뱃길을 거슬러간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없다. 아프리카는 이미 열강에 의해 찢어진 땅이다. 그들이 그리워하는 아
인간의 도리를 가르쳐 줬던 제이슨 본은 없다. 액션 영웅이 있을 뿐
아주 오랜만에 극장에 갔다. 회사에서 단체관람을 했다. 나는 과 중 후자를 택했다. 전자가 더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후자에 대한 팬심을 주체하지 못했다. 뭐 딱히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은 충분히 즐길 만한 영화였으니까. 한때 액션 영화의 주인공은 다 깨부수고 죽이는 존재, 악당을 처치하거나 부모의 원수를 갚는 존재, 지구를 구하거나 가족을 구하는 존재인 줄만 알았다. 제이슨 본은 어느 범주에도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오롯이 살아있는 인물이었다.본이 끈질긴 공격에서 기어코 살아남은 뒤 상처 입은 사슴처럼 다리를 절룩거리며(액션 영화 주인공을 상처 입은 사슴에 비유할 수 있을 줄이야, 이 장면 전엔 몰랐다) 누군가를 찾아간 적

영화 속 료타와 영화를 보는 내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부부가 갓난아기를 동반하고 영화를 관람하다가 극장 안에서 기저귀를 갈았다더라. 결혼 전이라면 가벼운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였겠지만, 지금은 그들의 마음을 부분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다. 육아의 고충 중 사소하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것 하나가 ‘극장에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씨네21을 정기구독하면서도 영화 외 기사를 골라 읽게 되는 괴상한 사태가 벌어지고, 보고 싶은 IPTV로 출시됐을 때를 대비해 몇 개월 된 씨네21을 방 한 켠에 고이 모셔두기도 한다. 때론 누군가의 작품 세계를 통째로 놓치는 기분이 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그렇다. 뒤늦게 개봉한 을 포함해 지난 1년 동안 3편의 영화가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예전처럼 극장에 다녔다면 그중 두 편 정도는 챙겨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