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퍼처 고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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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8
버스는 늘어지는 석양을 끌고 크라스나야르스크로 돌아왔다. 아마도 끝까지 가게 되면 아까 탔던 정류장에 그대로 내리게 될 것이었다. 그래서 중간에 내렸다. 한정된 시간, 한 번 밖에 디디지 못할 발걸음을 같은 곳에 내뻗는 것은 시간낭비였다. 버스는 예니세이강 건너편,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 문을 열어 주었다. 내린 것은 나 혼자 뿐이었다. 안내방송에 따라서 문 밖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그 곳에 정류장 표지는 없었다. 이미 오랫동안 망하여 방치된 볼링장만이 눈 앞에 서 있었고, 그 옆에는 창문에 붙인 시트지 사이로 빼꼼 새어 나오는 불빛만이 열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작은 케밥가게가 있었다. 굳이 다른 풍경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다리를 걸어서 건널 포인트를 찾고 있을 뿐이었다. 단지 창 너머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7
키릴과 함께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산 능선 너머로 태양은 급하게 하늘에 석양을 칠하기 시작했다.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시베리아의 해넘이는 짧다. 빠르게 일정을 소화하지 않으면, 남은 것은 야경 뿐일 것이다. 크라스나야르스크는 내일도 볼 수 있는 곳이고, 가로등불이 뒤덮은 도시의 거리를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브노고르스크는 오늘만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버스 시간은 한 시간에 한 대. 곧 올 한 대의 버스를 보낸다고 생각하면 대략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아까 본 도시의 너비를 가늠했을 때, 그 정도면 이 도시의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버스 시간을 정확하게 머리속에 넣어 두고서는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는 눈밭에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6
이르쿠츠크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듣자 키릴이 자기가 이전에 일했던 곳이 앙가르스크라는 이야기를 해 준다. 앙가르스크는 이르쿠츠크 북부의 작은 마을로, 지금 이 곳 지브노고르스크 비슷한 곳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그렇게 작은 마을들에서 택시가 장사가 되느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나름 수요가 있단다. 가끔씩 급하게 크라스나야르스크까지 나가는 사람들이 주 수입원이고, 못 버는 날은 못 벌때도 있지만 자기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택시는 댐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크라스나야르스크 댐은 일반인 출입 금지구역이었다. 사실 처음부터 댐의 발전시설과 같은 내부를 구경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다만, 두 가지를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5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지브노고르스크에 가는 표를 구입하고 나서야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생겼다. 점심을 간단하게 때우기 위해 들어간 식당에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종업원도 없었다. 주방 안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직원 한 명이 대놓고 불친절해 보이는 얼굴로 주문을 받으러 나왔다. 가판대에 그려진 메뉴에서, 일단 피자와 러시아 전통 빵 중에 하나인 삼사, 그리고 콜라를 주문하려 하는데... 메뉴판의 숫자들이 내가 알고 있는 가격이 아니었다. 덧붙이자면, 이르쿠츠크보다 1.5배가량 비쌌다. 러시아가 도시마다 물가가 다르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 피자야 어디서든 자기네 다른 레시피가 있을 수 있으니, 조금 높아도 그러려니 했지만, 삼사와 콜라는 얘기가 달랐다.
![[이야기를 싣고 온 발걸음]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4](https://img.zoomtrend.com/2018/03/15/a0013567_5aaa34d51837f.jpg)
[이야기를 싣고 온 발걸음]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4
첫 날 댐을 보고 와서, 둘째 날 열차 출발시간까지는 시내를 도보로 돌아다니는 것. 계획은 그랬다. 하지만 이것이 정확하게 시간계획이 세워진 것은 아니었다. 즉흥적으로 발걸음을 떼어 놓은지라, 정보를 수집할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저 댐이라는 곳이 이르쿠츠크처럼 시내에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고, 댐까지 얼마가 걸리는지, 그 곳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차하면 그 주변에서 1박을 하게 될 수도 있어 빨리 댐으로 움직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여행 계획을 되짚어 보자니, 시내 관광을 할 때는 또 어떻게 할까가 고민되었다. 일반적으로 시내 관광이라고 하면, 그 도시의 명소를 둘러보는 것이 가장 우선일 것이다. 검색은 해봤다. 여름에는 특히 아름답다는 예니세이강도 있었고, 언덕 꼭대기에 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