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싣고 온 발걸음]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4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3월 15일 |
![[이야기를 싣고 온 발걸음]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4](https://img.zoomtrend.com/2018/03/15/a0013567_5aaa34d51837f.jpg)
첫 날 댐을 보고 와서, 둘째 날 열차 출발시간까지는 시내를 도보로 돌아다니는 것. 계획은 그랬다. 하지만 이것이 정확하게 시간계획이 세워진 것은 아니었다. 즉흥적으로 발걸음을 떼어 놓은지라, 정보를 수집할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저 댐이라는 곳이 이르쿠츠크처럼 시내에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고, 댐까지 얼마가 걸리는지, 그 곳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차하면 그 주변에서 1박을 하게 될 수도 있어 빨리 댐으로 움직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여행 계획을 되짚어 보자니, 시내 관광을 할 때는 또 어떻게 할까가 고민되었다. 일반적으로 시내 관광이라고 하면, 그 도시의 명소를 둘러보는 것이 가장 우선일 것이다. 검색은 해봤다. 여름에는 특히 아름답다는 예니세이강도 있었고, 언덕 꼭대기에 위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3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5월 2일 |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3](https://img.zoomtrend.com/2018/05/02/a0013567_5ae9afd22789e.jpg)
올라온 반대편을 구경하러 예배당 너머로 내려가 보니, 무척이나 반가운 물건을 발견했다. 다름 아닌 105mm 견인곡사포. 필자는 강원도 고성에서 105mm포병으로 복무했었다. 겨울만 되면 눈이 발목까지는 예사요 무릎까지 쌓이는 일도 잦아 제설작전때마다 여기가 무슨 시베리아 한복판이냐고 투덜댔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벌판 위에, 그 때 만졌던 쇠덩이가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서 있었다. 여기는 포상도 아니고, 딱히 방열을 할 필요도 없었다. 몸은 가만히 있었지만, 다만 기억만이 그 때로 잠시 돌아갔다. 경치를 구경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2년의 세월을 되짚어 보았다. 잠시간의 망중한에 빠져있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나니 어느 새 정오가 훌쩍 지나 버렸다.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6 .fin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5월 15일 |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6 .fin](https://img.zoomtrend.com/2018/05/15/a0013567_5afad9c659fd1.jpg)
그 뒤에는 별로 적을 만한 것이 없었다. 기차를 탈 때 필요한 먹을 거리를 슈퍼에서 좀 구입하고, 아무 생각 없이 역으로 돌아갔다. 걸어서. 이미 역까지 가는 골목은 약 5번 정도를 왕복했었다. 버스를 타지 않아도 역까지 자동으로 발걸음은 움직였고, 딱히 사진기를 들 생각은 들지 않았다. 거리의 모습은 눈 안에 충분히 담겨 있었고, 지금 필요한 것은 정리할 시간일 뿐이었다. 지친 몸은 어제와 같은 의자 위에 얹어졌다. 그곳에서 머릿 속의 글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크라스나야르스크에서 남은 시간은 금세 불타 없어졌다. 쳇바퀴를 돌릴 준비가 끝난 듯, 기차는 시끄럽게도 선로와의 마찰음을 내며 승객들을 재촉하였다. 여독에 찌든 유학생을 태운 기차는 언제나와 같은 속도로 이르쿠츠크로 출발했다. 디지털 카메라를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1
By 애퍼처 고객센터 | 2018년 4월 24일 |
![크라스나야르스크 Красноярск - 11](https://img.zoomtrend.com/2018/04/24/a0013567_5adf40113d08d.jpg)
시계는 이미 10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영락 없는 새벽이었다. 하지만 가게들은 이미 모두 문을 열고 있었다. 길거리 이곳 저곳에 위치한 요리집에서는 아침 준비를 하느라 풍겨내는 맛있는 연기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 가운데를 걷자니, 어제 긴장감 속에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뱃가죽이 그제사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일단 ‘식당’ 이라고 쓰인 곳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메뉴는 들어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러시아에도 있는 서브웨이 및 배스킨라빈스. 배고파도 이건 걸렀다> <날이 밝은 뒤 다시 찍은 음식점 외관. 가게 이름은 ‘코끼리를 먹는다’> 외관에서 보였던 것처럼, 러시아 요리 외에는 없었다. 어제 그렇게 밤늦게까지 고생한 걸 생각하니, 왠지 기름진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