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와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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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보여준 적 없는 웃음을 저 하마에게 보여주는거야? , 오사카
전 날 해 질 무렵, 우리는 손을 잡고 걸었다. 아무말 없이. 여행 이틀째였다. 여행노트를 만들면서, 나는 흥분과 설렘으로 자신감이 끝까지 차있었고, 허뚱! 나만 믿어, 내가 계획들을 잘 짜고야 말겠노라고 장담했다. 이 남자의 잘못이라곤, 여느때처럼 나를 백 퍼센트 믿었다는 것, 그 것 밖에 없었다. 남미에서 자란 허뚱에게 여행은 바다와 여름의 동의어였고, 캐리어 속에 수영복을 담아가 햇살만 담아오면 그만이었다. 그런 허뚱이 나를 만나 겨울의 도시를 걸어다닌다. 비행기에서 내려, 처음 한 일은 간사이 쓰루 패스권을 사는 일이었다. 자, 이 패스권 관련 사항들은 노트 맨 뒤에 있어, 나만 따라와, 라고 앞장섰는데 나, 또 헤맨다. 내 캐리어에 큰 배낭까지 둘러맨 허뚱은 이 겨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아

여행책을 사지 않았다, 오사카
잠깐 잠깐 종각이나 광화문에 들러 필요한 부분들을 받아적고, 가타카나와 히라가나를 따라 그려놓았다. 백 날 천 날 들여다 보아도 처음 가보는 나는 알턱이 없으니 상징물이 된다는 큰 건물이나 표지들도 정성껏 따라 그려보았다. 뿌듯해서 집에 돌아오면 내가 대체 뭘 그려 넣은건가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만들어낸 여행 노트에 그 건물이, 그 신사가 만들어진 배경따위가 들어있을리 없었다. 일본은 신사가 많았다. 얼핏 넘겨본 여행책자에서 도요토미히데요시를 기리기 위한 신사가 여기이다, 류의 설명들을 본 기억이 있었다. 설명만 기억이 나고, 그 곳이 어디였는지 기억이 안났다. 책에도 나왔으면,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신사는 아닐테다. 교토는 특히나 신사가 많았다. 여기가 누구를 기리기 위한 곳인 줄 알고 내가

질 수 없어서 , 지금 그거 말고 있는거야? , 오사카
자다말고 소스라치게 놀란 허뚱이 건낸 말이다. 놀랄만도 하다. 빨래집게에 머리카락 걸어놓고 얼굴만 둥둥 떠다니는 것을 절대 절대 보일 수 없다며, 미용실도 안 데려갔던 내가 머리카락들을 척척 말아올린 것도 모자라, 샤워캡까지 쓰고 얼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멀뚱멀뚱 앉아있으니. 아무리 따뜻하다 해도, 겨울은 겨울이다. 챙겨온 옷들이 너무 얇다. 그리고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은 많이 시리다. 고로, 나는 매일 매일 첫 날 입고 온 옷들로 버틸 수 밖에 없었다. 숙소는 신사이바시와 가까웠다. 길게 뻗은 아케이드 속 상점들보다, 지나가는 여인들의 발그레한 볼과 곱게 빗고 정성껏 말아 손질한 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얼굴에 " 나는 한국인입니다" 를 써놓았는지, 들어가는 식당마다 한글 메뉴판

2013년 달라진 것들 , 오사카
누군가는 디즈니랜드에 가보고 싶어서 , 한 친구는 에니메이션을 배우고 싶어서였다. 나는 강백호의 바다를 걸어보고 싶었다. 폭설로 이륙이 지연됐던 날, 두 시간을 날아 도착한 나리타 공항에서 나는 외투를 벗어 (던지진 못했고) 캐리어에 넣었었다. 따뜻하게 데워주던 샛노란 햇살과 정류장과 역, 때론 목적지까지 데려다준 사람들의 손을 기억한다. 그리고 가타카나, 히라가나, 그리고 한자가 박힌 간판을 가리키며 한참을 웃던 여고생들과 그 사이 껴서 같이 웃고 싶었으나 대체 왜 웃는지 알 수 없어 멀뚱멀뚱 쳐다보던 2년 전 내가 떠올라 웃었다. 일기예보를 챙겨보지 않은지도 꽤 됐다. 봐봤자 또 기록적인 한파다, 체감온도는 훨씬 떨어지겠다, 류의 얘기일테다. 믿는 건, 이 년 전 이맘 때 도쿄의 햇살이다. 다운
[2012.12.21] 호빗 ★★★
부서 워크샵. 강남역 CGV 무려 스위트박스에서 부서원들과 관람 -_-;;; - 나는 호빗이 3부작인 것을 몰랐다. 그래서 초반에 좀 지루했는데, 용이 눈을 똭! 뜰 때, 아, 이거 3부작이구나... 했다능. 하지만 재미있었습니다 ㅋㅋ 아무래도 반지의 제왕 시리즈 보다는 살짝 못한 느낌. 마틴 프리먼이 루시 리우에 한 말이 더 머리에 남는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