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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모스크바 III
환장하겠다. 새벽 내내 쓰던 글을 날려먹었다. 임시저장을 한 글에 사진을 편집하려다 크기가 커서 지우고 조절해서 다시 올리려던 중 실수로 글 전부를 지워버렸고 그대로 임시저장이 되어버렸다. 당황해서 다른 키를 눌러버려 Ctrl+Z를 써봐도 아무 것도 뜨지 않는다. 죽고 싶다. 그러나 이런 일로 죽을 순 없지 않은가. 이글루스에 문의해서 글을 복구해달라고 해봐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 A4 3장은 족히 되는 것 같은데 아쉬운대로 여행기는 빼고 사진만 올린다. 어차피 읽는 사람도 얼마 없는 것 같으니. 다음부터는 노트패드나 아래한글로 글을 쓰고 붙여넣기해야겠다. 그러면 가독성이 엉망진창이 되던데. 하. 살면서 참 많은 실패를 겪지만 실패라는 것은 겪을 때마다 처참하다. 설명은 필요로 하

5-2. 모스크바 II
러시아 여행기 5-2. 모스크바 II 2월 24일. 러시아에서 14일 째 날. 이 날은 정신 없이 쏘다녔던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붉은 광장으로 나와 레닌 영묘에 가려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영묘가 닫혀있었다. 쉬는 날도 아니었고 인터넷이나 가이드북에서 특별한 이야기를 보지 못했는데 말이다. 4월에 문을 열 예정이라는데 지난 1월 한 예술집단이 레닌 영묘에 들어가 테러를 저질렀기 때문이거나 시신 방부 처리 작업을 하는 기간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아쉬운대로 성 바질 성당에 들어갔는데 참 볼 만 했다. 전부 러시아어이거나 영어였지만 정교회에 대한 이해를 한 발짝 더 할 수 있었다. 2층에 있는 조그만 예배소에서 정교회 성가를 들을 수 있었다. 전통에 따라 정교회 미사에는 악기를 쓰지 않는다

마션 (2015)
[스포주의] 이 영화는 여러모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영화다. 우주, 우주를 촬영한 영화, 그 영화를 감독한 리들리 스콧과 영화 속 캐릭터, 그 중 누구보다 마크 와트니와 그런 담백함과 유쾌함을 십분 살려낸 맷 데이먼까지 모두 진보했다. 변화무쌍하고도 웅대한 우주의 장관을 그려낸 영화는 여럿 있었지만 한 행성에서 인간이 고독하게 투쟁해나가는 모습을 그려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그런 장엄함마저 리들리 스콧의 최고 장기로 주인공의 분투에 집중하면서도 여과없이 즐길 수 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대체로 유쾌하고 긍정적이며 해낸다. 마냥 그런 것만이 아니라 심지어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다. 그런 인물군상의 중심엔 재난의 당사자 마크 와트니가 있는데 그는 가장 낙관적이면서

암살 (2015)
일제 치하 경성은 낭만과 매력이었다. 종로의 김두한이던 모던보이 이해명이던. 이 택한 주제는 굉장히 흥미롭고 몇 번씩 충무로의 눈길을 받았다. 최동훈 종합 선물 세트라고 부름직한 은 그 특유의 으리으리한 스케일을 뽐내며 당시에 대한 높은 재현도의 화려한 영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국 영화계를 빛내고 있는 수많은 배우들이 그 안에서 연기를 뽐낸다. 모든 시공간은 그런 화려한 낭만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그래서 암살은 화려한 장르 스릴러. 그러나 거기까지다. 영화의 모든 장점은 관객들을 애국심이든 애정심 따위의 감정으로 끌고 가며 혼탁해진다. 영화 종반엔 결국 그 감정에 도취되어 돈만 있으면 장땡이라는 깡패들이 친일파 암살에 앞장서고, 자기 안전이 제일인 사람

버드맨 (2015)
날개 잃은 영웅의 심박, 긴장, 그리고 비상. 그가 날아오를 때 이 영화도 걸작의 반열로 날아오른다. 영화라는 형식만이 가능한,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 그리고 헐리웃과 브로드웨이, 영화와 연극을 향한 뾰족한 권총 한 방. 사람들이 '김치냄새'를 맡기 전에 주인공의 불안하고도 처절한 심리와 감독이 메이저 세계를 바라보는 '타코 냄새'를 맡으려 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