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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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2016)

부산행 (2016)

멧가비|2016년 9월 17일

열차에 탄 인물들은 크게 나누면 세 개의 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중년. 노년 그리고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미성년자 세대. 경제와 성장의 논리에 도덕을 잃고 타락한 현 중년 세대와 그를 바라보는 위 아래 두 세대의 이야기가 되는데, 결국 타락한 세대의 몰락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는 다른 형태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김의성은 나름대로 자수성가한 386 세대 출신 중년이다. 초반부의 행동들은 냉혹하지만 동시에 합리적이라 할 수 있었으나 공유를 감염자로 몰아간 이후부터 그는 명백히 이기주의를 넘어 악이다. 처음에 공유를 부추겨 마동석과 정유미가 들어올 문을 닫게 한 것도 김의성이었다. 공유는 이기주의 까지는 가지 않은 차가운 개인주의 영역에 있는 인물로, 사람을 '개미'로 지칭

용사 요시히코와 마왕의 성 勇者ヨシヒコと魔王の城 (2011)

용사 요시히코와 마왕의 성 勇者ヨシヒコと魔王の城 (2011)

멧가비|2016년 9월 13일

기본적으로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레퍼런스로 삼고 있으나 일본식 RPG 게임에 대한 최소한의 체험만 있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르 패러디물의 일종인 저예산 코미디물. 초 저예산 모험활극을 캐치프레이즈로 삼는 이 드라마는 일종의 실험에 가깝다. 물리적인 대부분의 퀄리티를 포기한 채 패러디의 수준과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 말이다. 모험활극을 표방하고 있으면서 제대로 된 전투 장면이나 납득할만한 특수 분장 대신 의도적으로 조악하게 구성한 플롯과 특촬을 내세우는 모습 등은 본작의 엉뚱한 야심을 단번에 드러낸다. 순수 100%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배우들의 캐릭터 연기가 극을 지탱하고 있는데, 맡고 있는 캐릭터 포지션들의 스테레오 타입을 전면으로 부장하고 비

타이거 & 드래곤 タイガー&ドラゴン (2005)

타이거 & 드래곤 タイガー&ドラゴン (2005)

멧가비|2016년 9월 13일

웃음을 잃은 말단 야쿠자 수금원이 라쿠고(落語家)의 길을 걷게 되는 이야기. 한 회에 한 편씩 주인공 토라지가 재해석하는 라쿠고 레퍼토리 파트가 액자식으로 삽입되는 재미있는 구성을 하고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야쿠자이자 채권 대행인인 토라지, 그리고 스승이자 채무자인 돈베의 사제지간이다. 제목도 그렇고 초반 구성은 분명 마치 강백호와 서태웅의 관계와 흡사한 토라지, 류지의 라이벌 의식과 우정을 다룬 이야기로 기획된 것 같은데 어째서 사제간 이야기로 흘러가는지는 알 수 없다. 제목대로 갔어도 좋았겠지만 사제간의 이야기로 빠진 결과물도 꽤 좋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 있겠다. 야쿠자 세계에 몸 담고 있는 토라지는 웃음을 잃은 채 살던 자신에게 웃음을 되돌려 준 라쿠고의 매력에

라쇼몽 羅生門 (1950)

라쇼몽 羅生門 (1950)

멧가비|2016년 9월 8일

등장 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진술을 하는 식의 연출 기법을 상징하는 말이 된 그 유명한 제목 라쇼몽, 나생문. 요즘 애들은 롤로노아 조로 필살기 이름인줄만 알겠지. 늙은 나는 기스 하워드를 먼저 떠올린다. 무사와 아내는 산 길을 지나는 중에 산적의 눈에 띄여 봉변을 당한다. 무사는 죽고 아내는 범해진다. '사실'은 여기까지. 거기에 각기 달리 주장하는 '각자의 진실'이 살 붙는다. 산적은 비겁하고, 무사는 비열하고, 아내는 비참하며, 나무꾼은 비굴하다. 그들은 각기 자신의 비겁함, 비열함, 비참함, 비굴함이 들킬까 자신을 보호할 살을 보태어 진술한다. 영화는 '사실'과 '인지'의 다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이 말하는 사실과 인지의 갭에 숨은 것이 의도적인 거짓말일지, 본능적인

트라이앵글 Triangle (2009)

트라이앵글 Triangle (2009)

멧가비|2016년 9월 8일

죽은 여자는 살아난다. 살아나서 다시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알고보면 죽은 여자는 살아나지 않았다. 아직 죽지 않은 여자가 잠시 후 죽을 자신의 모습을 지켜 볼 뿐이다. 그리고 그게 반복될 뿐. 시간은 일종의 쳇바퀴가 된다. 친구들이 연쇄적으로 죽어가나는 끔찍한 순간, 삶의 마지막 시퀀스가 시간의 장난에 묶여 끊임없이 쳇바퀴를 돌린다. 영화는 정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시간은 루프를 이뤄 반복되지만 리셋은 없다. 끊임없는 죽음에 시체가 쌓인다. 이는 죽음의 쳇바퀴가 된 해당 시간대, 해당 구역이 외부와 격리되었음을 보여준다. 시공간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영화다. 이는 미스터리이기도 하지만 또한 끔찍한 시(詩)이기도 하다. 유황불과 뿔 달린 악마가 존재하지 않을 뿐, 영화가 외부와 격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