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End
Posts
119 posts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 2014
1. 두꺼운 책을 얇은 요약본으로 정리하며 감정까지 얄팍해져 버린 느낌? 조안 클라크를 만난 이후의 앨런 튜링은, 정서적 교류에 큰 어려움이 없는 평범한 인간처럼 보인다. 이전까지 그가 주위와 빚어왔던 불화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가 노력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처럼 느껴진다. 2. 그럼에도 튜링이 너무 외롭고 힘들어 보여서 슬펐다. 특별하다는 이유로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 너무 커서. 3. 책이 더 재미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어디까지가 팩트인지도 궁금해져서, 읽어 볼 생각. (... 이었지만 아직 안 읽었다;;;)

내일을 위한 시간 Deux jours, une nuit, Two Days One Night, 2014
더 감동적일 수 없는 결말. 모든 것이 충돌하는 시대. 하나만 같아도 뭉치는 게 보수이고 하나만 달라도 흩어지는 게 진보라고 하지만, 어쩌면, 연대의 시작은 먼저 말을 건네는 것인지도 모른다. 네 상황을 알아, 하지만 내 상황은 이래. 상대에게도 괴롭고 나에게도 괴로운 말이지만, 그럼에도, 나에겐 너의 도움이 필요해 라는 구조 요청. 그 구조 요청에 그 다름을 넘어선 누군가 응답해 왔을 때 연대가 시작된다. 아름답다. ... 다소 부끄러운 질문이지만, 이런 남편은 어디서 어떻게 구하나요. 역시 마리옹 꼬띠아르라 가능한가요...

폭스캐처 Foxcatcher, 2014
'진짜'를 꿈꿨지만 '진짜'가 되지 못한 두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그래서 위험한 이에게 막대한 자원이 주어졌을 때 어떠한 파국을 맞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화. 레슬링과 승마부터 촘촘히 쌓여있는 비유들. 팽팽하고 미묘한 감정과 긴장. 항상 출렁이는 채닝 테이텀의 등과 날카롭게 서 있는 스티븐 카렐의 콧날, 마크 러팔로의 진실하고 순한 눈매. 그러니까, 이렇게 존재하고 있는 나를 부정하고 온전히 다른 나를 꿈꾸는 건 참으로 위험하다.

2015. 4. 27 ~ 28, 지리산 둘레길 #3. 꽃
꽃에 홀릭하고 있는 고로, 길마다 눈에 밟히던 꽃들. 중간에 도회적인? 인공적인? 꽃사진이 섞여 있는 이유는 길을 걷다 원예원을 만나 구경한 덕분. 내가 살면서 본 제일 예쁜 꽃 원형 튤립(7,8번째 사진)도 만났다.

2015. 4. 27 ~ 28, 지리산 둘레길 #2. 나무
동강-수철 구간에는 나무에 표식이 많이 붙어 있었는데 벌써 다 잊어버렸다;;; 기분인가, 유난히 수종이 다양하다는 느낌이었다. 쭉쭉 뻗은 전나무숲을 보는 게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