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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온천여행 (2) 슌요칸에서 하룻밤
1. 밤 9시 즈음, 미합중국 대통령의 친가가 아닐까 의심되는 나가사키 근교 마을 ‘오바마’에 도착했다. 우리가 1박할 숙소는 오바마 버스 터미널 바로 옆 건물인 ‘슌요칸’ 이란 료칸이었다. 낡고 오래된 3층짜리 본관과 7층짜리 별관이 붙어있는데, 본관 쪽은 무슨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더라. 구청장님 : 어머, 옛날 드라마에 나오는 곳 같아. 근데 목재 건물이네. 화재에 취약하겠어. * 구청장님은 우리 엄마의 별명으로 구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 나 : 우리는 콘크리트로 지은 별관에 머물거긴 한데, 그래도 비상구 잘 봐둘게요. 역시 소방관의 부인과 자식이었다. 2. 나 : 나 여기 예약했는데, 예약자는 enat이고. 체크인 좀 부탁해.

나가사키 온천여행 (1) 꽃보다 구청장님
1. 일을 그만 뒀다. 그다지 유쾌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팀장에게 올바른 소리 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걸로 만족하련다. 난 옳은 말 하러 저 회사에 들어갔다 나왔구나 싶었다. 그래서 다시 무직이다. 이제는 대학 졸업도 해버려서 어딜 가서 학생이라고 할 수도 없다. 완전 무직자다. 그래도 마음이 조급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아직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취직이라는 걸 대강이라도 해봤기 때문에 자신이 붙은 것일까. 알 수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이나 다녀오기로 했다. 모아둔 돈은 얼마 없다. 만만한 일본으로 정했다. 2. 거실 소파에서 스마트폰을 굴리며 10만원 정도의 나가사키 항공편을 찾아 구매하려는데, 드라마를 보고 계시던 어머

남미여행 (29) 페루 : 지친 몸으로 마추픽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몬타냐에 올랐다가, 땀범벅이 되어 내려온 나. 몬타냐 출구에서 등산객 인원 체크를 위한 명부에 싸인을 한 뒤, 남은 기력을 짜내어 마추픽추 유적 초입부까지 내려갔다. 아아, 마추픽추! 산 아래에선 보이지 않는 신비한 공중 도시, 잉카 제국 최후의 도시, 1983년대에 지정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자 2007년도에 새롭게 뽑힌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 그 타이틀 긴 유적 도시를 보기 위해 이 몸께서 먼 길을 달려 왔도다! 그러니까 지금, 풀려서 자기 멋대로 움직이는 이 다리를 내 의지대로 움직여 네 녀석의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이 들려지지 않는 눈꺼풀을 들어 네 녀석의 풍경을 관람해주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가락을 보채어 네 녀석의

남미여행 (28) 페루 : 마추픽추 산에 오르다
0. 나 : 헉... 헉...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정오의 햇살이 내리 쬔다. 살갗은 뜨겁고, 땀은 쉴새 없이 흘러 내린다. 잉카 소녀룩으로 예쁘게 챙겨 입은 카키색 니트에 땀이 엉겨 붙어 찝찝하다. 뭐지, 왜,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거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마추픽추를 알파카와 함께 우아하게 내려다보고, 그 공중 도시를 천천히 걸으며 이 땅에 살았던 잉카인들을 떠올려 보는게 내 원래 계획 아니었나. 어쩌다가 이런 고행길을 걷게 된 거지. 어쩌다가, 대체 어쩌다가! 1. 시간은 아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침 7시쯤 됐을까, 뭔가 잊은 것 같아 눈을 번쩍 떴다. 뭐지? 뭔가가 마음에 걸리는데. 어젯밤에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 도착했고, 삐끼 아저씨 덕

남미여행 (27) 페루 :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 도착하다
이쯤에서 적절한 지도 투하. 새로 산 노트북에 포토샵이 없어서 구글맵에 그림판으로 끄적. 0. 성스러운 계곡 투어가 끝나고, 오얀따이땀보에 혼자 남겨진 나. 오얀따이땀보에서 마추픽추 아랫마을인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아구아스 칼리엔테스, Aguas calientes)까지 가는 열차는 늦은 밤 10시에나 있었다. 그 앞 시간 열차들은 내가 예매할 당시 다 팔리고 없거나 비쌌더랬다. 투어가 끝난 건 5시. 5시간이나 남았다. 그 동안 뭘 하지? 뭘 하긴. 마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카페 같은 곳에 앉아서 시간이나 때우자. 1. 오얀따이땀보의 기념품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옆으로 매는 짐 가방 하나를 건졌다. 잉카 전통 문양이 새겨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