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거리 옥탑방의 복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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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동물의 딜레마-옥자(봉준호, 2017)

잡식동물의 딜레마-옥자(봉준호, 2017)

잡식동물의 딜레마와 애완 산업의 중간에서 갈팡질팡하는 현대인.복순이가 죽었을 때 그리고 지금도 나는 이 모순을 절박하게 느낀다. 어딘가 봉준호 영화 같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봉준호답다고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다.이상을 이루는 것도, 절망에 굴복하는 것도, 현실에 안착하는 것도 우리의 삶에서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니까.

쪼잔한 시대의 추레한 삶(태풍이 지나가고, 2016)

쪼잔한 시대의 추레한 삶(태풍이 지나가고, 2016)

무슨 뜻인지 잘 모를 '바다보다 깊게'라는 원제보다 '태풍이 지나가고'라는 번역 제목이 더 좋다.영화 그 자체라고나 할까. '걸어도 걸어도'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같은 감독의 전작에 비해 별로였지만,무시무시했던 가을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 오후, 이 영화가 다시 보고 싶었다. 유난히 길었던 폭염이 지나고, 낯선 가을 태풍이 지나고인생은 계속되고 있다, 돌아보면 그리 대단할 일도 없이. 우리가 스스로의 모습에 그러하듯실패한 삶에 시대는 더더욱 냉혹해지고,감독도 나이가 들면서 잔소리꾼이 되어버렸지만그래도 여전히 관대한 시선을 보인다.이 쪼잔한 시대의 추레한 삶에.

애도의 시간(데몰리션, 2015)

애도의 시간(데몰리션, 2015)

왜 영화 제목을 영어 그대로 한국어로만 표기해서 개봉하는지, 나처럼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제목을 볼 때마다 당황스럽다. 데몰리션이 무슨 의미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감독 작품이라는 사실은 영화가 시작해서야 알았다.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평범하고 역동적으로 끌어가는 게 전작이랑 비슷하다면 비슷했다. '애도의 시간'이라고 제목을 붙였지만, 영화는 딱히 그런 장중하고 진지하고 엄숙해 보여야 할 듯한 이 말에 들어맞진 않는다. 영화는 갑작스러운 차사고를 아주 잠깐 보여주고 딱히 명확한 사건이나 기승전결의 줄거리 없이 아내를 잃고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남자를 뒤쫓는다. 요리조리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가볍게 튀어 오르는 제이크 질렌홀의 연기, 음악과 장면들 모두가 인상적

위기의 영웅들-루소 형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

위기의 영웅들-루소 형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

낡은 것을 새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문화의 저력이다.이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란 더는 없으니 말이다. 금발벽안에 멋진 팔근육 자랑하는 캡틴 아메리카를 넋 놓고 보다가각자 나름의 문제를 가진 마블 영웅들을 데리고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오래된 질문을 되묻는 데에 감탄했다. 누가 파워를 감시할 것인가?이 질문은 우리가 파워를 제대로 감시할 수 있는가라는 또하나의 물음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성조기를 뒤집어 쓴 구식 영웅 캡틴 아메리카가 멋지고 세련되어진 만큼21세기의 흐름에 맞게 정치적인 것은 보다 개인적이고 트라우마와 같은 것으로 변모했다.그래서 이 세련된 물음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역시 정치적이기보다 종교적인 것처럼 보인다.

웃음과 공포의 간극-나홍진, 곡성(2015)

웃음과 공포의 간극-나홍진, 곡성(2015)

미셸 푸코의 첫 장을 읽었을 때보르헤스의 이야기는 농담이구나 하는 걸 한참 뒤에나 이해했다.그것은 프랑스인과 한국인이 지닌 두려움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고 선생님이 설명해 주셨는데,웃음은 본질적인 공포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의미였다. 나홍진의 은 바로 이 웃음과 공포를 조용한 한국의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기묘한 살인 사건으로 풍경화하고 있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영화 전반부를 채우는 코미디는 어느 순간 딸이 죽을지 모른다는 각성을 계기로 압도적인 스릴러로 바뀐다. 평범하고 그래서 우스꽝스럽고 좀 이상하기도 하나 일상으로 가득한 현실에 죽음이 끼어드는 순간 세상은 괴이하고 이해할 수 없으며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곳으로 바뀐다. 우리가 죽음을 제대로 설명하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