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End

환상의 빛 幻の光: Maborosi, 1995

By  | 2013년 1월 10일 | 
환상의 빛 幻の光: Maborosi, 1995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별전에서 본 세 작품 중 두 번째. 데뷔작이어서 그럴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한 영화였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보다는 풍경들-첫 남편이 일하던 공장과 둘이 함께 살던 집, 바다와 바로 면하고 있는 새 남편의 집, 여자와 새 남편이 거닐던 바닷가-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첫 남편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 아픔을 품고 살아야 했던 여자의 스산한 표정도. 영화를 보고 한참 뒤 읽은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만엔원년의 풋볼)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다. 죽음은 불시에 이해관계의 날실을 끊는다. 살아남은 자에게는 절대로 전해지지 않는 영역의 무언가가 있다. 게다가 살아남은 자에게는 그 전달 불가능한 어떤 것 때문에 죽은 이가 죽음을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2012년의 영화, 뒤늦은 정리

By  | 2013년 6월 21일 | 
너무 늦기도 했고, 양도 많은 관계로 짧은 코멘트만. - 두 개의 문 Two Doors (2010) 이렇게 진실을 찾아가는 법도 있다는 걸 알았다. 만든 이들에게 감사하고 싶은 영화였다.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The Amazing Spider-Man (2012) 앤드류 가필드는 미친듯이 사랑스러웠으나, 스파이더맨이 입이 너무 가볍다;;; 시리즈 고유의 매력이 덜해진 느낌. 마크 웹 감독 기대했는데... - 연가시 (2011) 스크린으로 보는 김동완은 과하게 잘 생겼더라. 연기는... 불편하지는 않았는데... 사실 객관적인 평가 불가. 그런데 이런 재난영화(?)를 만들면서 타임라인을 짜보는지 의문이다. 주인공 주위에서만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시간... 스티븐 소더버그의 <컨테이전>을 보며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

By  | 2013년 6월 24일 |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
내가 본 3D 영화 중 가장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준 영화였지만, 정작 영화 자체보다는 리안 감독의 인터뷰가 더 인상적이었던 영화. 거장들은, 기술이든 현상이든 보이는 그 자체로 남겨두지 않고, 자신이 알고 있는 바로 그 장르의 문맥으로 끌어들인다. "이야기는 우리의 존재, 커뮤니케이션, 삶의 의미를 결정(結晶)시킨다. 영화는 이미지라는 환영에 의존하고 거기 기울이는 우리의 주의도 환각이지만 당신은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그 환각 안에 머무른다. 필름메이커들은 관객이 영화 도중 일어나 극장을 나가지 않도록 클라이맥스와 흥분을 넣고 능력이 닿는 모든 일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환각(illusion) 내부에서 환각을 돌아볼 수 있을까? 나는 그러기 위해 스크립트에 구조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느꼈

로얄 어페어 A Royal Affair, 2012

By  | 2013년 6월 24일 | 
로얄 어페어 A Royal Affair, 2012
영화를 본 지 오래 되어서 세부적인 내용들은 거의 잊었지만... 뒤섞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혁명에는 혁명만, 사랑에는 사랑만. 그렇게 뜨거운 인간들이어서 혁명도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뒤섞이기 시작하면 아무리 순수했던 것도 도매금으로 넘어간다. 개혁을 의심하는 민중의 모습은 서글프고, 유약한 왕은 쓸쓸했다.

김동완

By  | 2013년 9월 8일 | 
김동완
나름(!) 팬질 1년 반만에, 취한 김에, 정리. 1. 노래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신화에서 노래하는 멤버' 이상으로) 잘 한다. 신화에서 다양한 노래를 해서 창법도 다양하고. 내가 좋아하는, 탁 트이는 목소리다. (그 유명한 '헤드윅'을 하긴 했는데... 내가 무대를 못 봐서 성량은 잘 모르겠다. 콘서트를 봐도 딱히 인상적이지는... 내가 원래 막귀다.) 그런데 취향이 좀... 차라리 자작곡은 괜찮은데, 솔로앨범에서 내세웠던 락발라드의 감성은 나랑 안 맞는다. (그래서 사실 솔로 앨범은 아직도 제대로 못 듣고 있다...) 좋은 프로듀서(아는 바 없는 민초로서는 윤종신 추천)를 만나면 좋을 것 같은데... 2. 연기 미간과 턱의 긴장을 풀어주고 싶다. (슬픈 얘기지만, 그게 연기자 김동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