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환경일지 모른다. 능력있고 자존감 강한 여성, 사려 깊은 배우자, 힘이 되어 줄 (아이의) 할머니와 형. 하지만 아무리 이상적인 환경이라도 뱃속의 아이가, 아이를 기다리며 당연히 누릴 것이라 기대했던 삶을 살아가게 할 수 없다. 조산아 병동에서 다른 보호자들을 만난 뒤 오히려 절망하는 아스트리드의 심정을, 그야말로 내 식대로, 알 것 같았다. 장점이 많은 영화였는데 리뷰를 미뤄둔 사이 모두 잊어버렸다. 아쉽다.
- 서울아트시네마 '기타노 다케시 회고전'에서 영화를 보는 내내 끔찍했다. 주변의 모든 이들을 파괴하는, 그야말로 괴물 같은 존재. 배를 타고 제주를 떠나온 소년이 아내를 겁탈하는 짐승이 되기까지 어떤 시간을 살았을까 궁금해졌다. 김준평을 둘러싼, 재일조선인 사회의 풍경도 새로웠다. 최양일의 원작을 읽어보자.
(한국 포스터가 영 별로라고 생각해서 검색했는데 문구까지 거의 동일하다.) IMAX관을 찾아간 보람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사고 때문에 괴롭기도 했다. 국가를 말하는 영화도 이렇게 잘 만들면 좋다. 그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방법이다. 영화 속 시간 배분에 속도를 반영한 구성은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이라 감탄하게 한다. 영화라는 매체를 자기 방식으로 이해하고 기가 막히게 활용한다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