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살던 동네를 성인이 되고 나서 다시 찾았을 때, 누구나 그 크기에 대해 생각한다. 이렇게 작은 곳 이었던가. 누구에게나 둥지 속 어린새였던 시절이 있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결같이 소리치고 발버둥치며 성장통을 견디었다. 레이디 버드를 보고 있자면, 그때는 아프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와서 그리워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시대도,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문화도, 나와는 모든 것이 다른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보고있는 그들의 저마다의 어제를 코끝에 걸어 놓는 영화다. 피할 수 없었던 중2병의 나를 보는듯해서 미워할래야 미워할수가 없다. 대신 이 영화를 보고나면 피할 수 없는 또 한 가지가 있다. 그리움과 미안함. 1차적으로는 내 둥지를 지켜줬던 가족에 대한 것이고, 2차적으로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