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쓰는 일기

20170820~26 이탈리아 가르다호수 여행 6

By  | 2017년 8월 30일 | 
20170820~26 이탈리아 가르다호수 여행 6
밀라노로 가는 중에 책을 들었다. 데센자노역에서 밀라노 중앙역까지는 약 1시간. 남편책이라 내용이 가볍지는 않고 사회학자가 쓴 글이라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볼만한 책이다. "여행자의 사고 둘. 여행자의 윤리를 묻다-인도,네팔, 윤여일". 여행자의 판단과 사고에 대한 책이다. 인도, 네팔 편이기 때문에 당연히 불교에 관련된 내용도 있다. 불교에 관련해서 니체와 쇼펜하우어도 나온다. 다른 사회가 지닌 문화적 고유성은 외부인이, 더구나 곧 그곳을 떠날 여행자가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그러나 존중받아야 할 고유문화라면 해당 사회의 다수 성원이 공감하고 잇어야 한다. 만약 그 문화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이며, 해당 사회의 피압박자들이 거부한다면 문화적 고유성이란 명목으로 온존되어서는

독일에 돌아오는 길

By  | 2017년 9월 1일 | 
밀라노 중앙역에서 밀라노 리나떼 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이탈리아 사람이 계속 전화를 하고 있었다. 내 귀는 분명 이탈리아어를 듣고 있었고, 남편한테 물어봤다. 이게 도대체 어디에서 나는 소리지? 설마 버스 기사는 아니겠지? 아니나 다를까 버스 기사가 계속 이어폰을 꽂고 전화통화를 하면서 가고 있었는데, 나에게는 그것이 문화충격이었다. 2년 반 독일에서 살면서 버스기사가 전화통화하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내 생명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계속 전화통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겁이 났다. 생각해보니 독일에서는 한 번도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 여러모로 독일이 법이나 질서가 잘 지켜지는 나라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게 이탈리아의 마

독일_항의가 정상인 곳

By  | 2018년 3월 20일 | 
오늘은 Klausureinsicht이라고 자신이 받은 채점 중에 항의할 부분을 항의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경제법학 시험이라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서 답만 뽑아서 가져갔다. 춥기도 하고 귀찮지만, 자기가 쓴 답, 그리고 채점이 옳은지 그른지 확인하는건 권리라고 생각해서 귀차니즘의 상태에서 갔다. 그런데 홀 하나를 채울 정도로 생각보다 많이 왔다. 줄서서 겨우겨우 내 답안지를 받고, 답이랑 비교하면서 무엇을 틀렸는지, 크게 잘못된 채점은 없는지 확인했다. 처음부터 항의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종이랑 펜도 안가져갔고, 비교해보니 딱히 항의할 부분도 없길래, 다른 학생들보다 좀 빠르게 다시 답을 갖다줬다. 그런데 튜토어가 내 답안지를 다시 받더니, 재차 물어본다. "Keine Demonstrat

왜 국가의 국민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하나?

By  | 2018년 3월 20일 | 
내가 독일어를 공부하는 유투브 영상인데, 독일인 진행자가 지나가는 독일인한테 인터뷰를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주제는 "독일인인게 자랑스러운가?" 였는데, 신선한 발상에 또 한번 배우게 되는 것 같아서 소개한다. 자랑스럽다고 하는 사람 100에 50 정도 되는데, 그이유는 외국에 나가 살다 돌아오다보니 독일이 좋은 나라라는 걸 알게되었을 경우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 즉 독일이 가난했을때부터 지금까지의 경제성장을 만든 어른들이 그렇게 대답하는 것 같다. 나에게 흥미로운 부분은 자랑스럽다고 하지 않은 나머지 50의 이야기였다. 그 이유는 "내가 스스로 성취하지 않는 부분에 왜 내가 자랑스러워해야 하냐"는 거다. 독일이 내 고향이라 기쁨을 느낄수있지만, 내가 독일에서 태어난

20170820~26 이탈리아 가르다호수 여행 5

By  | 2017년 8월 30일 | 
20170820~26 이탈리아 가르다호수 여행 5
데센자노에서 숙박했던 호텔은 오래되었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느낌이었고, 무엇보다 정말 친절한 프런트 직원이 인상깊었던 곳이었다. 항상 웃는 눈주름이 인상깊었고, 독일어, 영어는 잘 못했지만 온 몸으로 설명해주는 친절함. 시르미오네에서 숙박했던 곳이 어느 정도 가격도 있고 조식도 괜찮았고, 독일어도 가능한 부분에서 장점이었다면, 이 호텔은 조식은 보통, 방 시설도 보통이었는데 프런트 직원이 호텔 전체를 살리는 느낌. 도착하자마자 발코니가 있는 방으로 바뀌었던 행운도 있었고. 이 곳에 한국인들이 꽤 왔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Good Night의 한국말 좀 가르쳐달라고 하셔서 알려드렸다. 외국인에게 한국인을 가르쳐본 사람은 알겠지만 "ㅈ"발음을 잘 못한다. 그러기에 "잘자요"보다 있는 그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