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er Cop No.2

피에타 - 꿈에서 깬 김기덕, 현실을 바라보다.

By  | 2012년 9월 10일 | 
피에타 - 꿈에서 깬 김기덕, 현실을 바라보다.
해외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날리는 김기덕이지만 한국인들 사이에선 극명한 호불호가 갈리는 감독 또한 김기덕 감독이다. 그의 영화를 손 모아 기다리는 광신도들도 있을 것이고 그의 과도한 표현이나 난해한 알레고리를 혐오하는 관객들도 있다. 그래도 꽤 순수하고 정력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고 지난 몇 년간은 감독으로서 위기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조금 더 단단해진 듯한 모습으로 돌아온 김기덕 감독이 반가웠다. ‘피에타’라는 왠지 미스테리하고도 범상치 않은 제목의 영화를 들고 온 김기덕 감독은 “맛 한번 제대로 보여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어느 유명식당의 주방장처럼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일부 관객들의 촌평에 의하면 ‘초기작으로의 회귀’ ‘고어물과 복수적 장르물의 진부한 결합’ ‘그답지 않은

시스터 - 행복한 삶을 갈구하는 외로움

By  | 2012년 8월 16일 | 
시스터 - 행복한 삶을 갈구하는 외로움
문득문득 찾아오는 황망함과 가슴속 헛헛함. 요즘 내 마음속을 들쑤시는 아주 만나기 싫은 녀석이다. 그런데 어리다 못해 아직 솜털이 채 가라앉지도 않은 시몽이라는 한 소년에게서 나의 슬픈 자화상을 발견해버렸다. 실존하지 않는 시스터 그리고 소년 시몽이 겪어야 할 숙명적인 외로움은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처럼 느껴졌다. 제목과 캐릭터의 존재 그 자체가 외로움인 슬픈 한 소년의 독백이 영화 시스터다. 디센던트에서 조지클루니의 내레이션 대사 ‘하와이 같은 남들이 보기에는 파라다이스 일뿐인 곳에서도 삶이란 것은 있기 마련이다’라는 말처럼 아름다운 알프스설원 그 속에도 누군가는 열심히 살아야만 하는 삶의 끈질김이 있고 주변의 현실만큼 혹은 그보다 척박한 환경이 있었다. 시몽은 관광객들의 스키와 물건, 가방 등

케빈에 대하여 - 지울 수 없는 흔적, 가족

By  | 2012년 8월 9일 | 
케빈에 대하여 - 지울 수 없는 흔적, 가족
흔히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한다면 가족을 먼저 언급한다. 물론 태어나서 가장 처음 보고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것이 부모, 형제 이니까 당연한 대답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소중하지만 가장 익숙한 존재가 가족이기도 하고 한 핏줄로 맺어졌기에 가족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소중함과 익숙함의 대상 그리고 또 다른 나의 자화상이 가족이라면 어느 누구나 자신의 가족을 본능적으로 지켜주고 싶고 사랑하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영화 속 주인공 ‘케빈’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악으로 살아갈 뿐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는 고담시를 파괴하고 배트맨의 치부를 들춰내기 위해서 존재한 악한 이였다 게다가 인간의 본성을 들춰내

잠못드는밤 - 장건재감독의 현미경

By  | 2012년 9월 6일 | 
잠못드는밤 - 장건재감독의 현미경
영화는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판타지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다큐멘터리만큼이나 현실을 깊게 들여다보는 현미경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잠못드는밤'은 일상의 완벽한 재현으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낮 간지럽게까지 한다. 동 감독의 전작 ‘회오리바람’이 고등학생의 치기 어린 사랑과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적절히 버무린 성장영화였다면 ‘잠못드는밤’은 적지 않은 나이의 신혼부부가 가정을 꾸려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걱정과 두려움을 포착해낸 또 다른 성장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자화상과도 같은 이런 영화들을 꺼려하기도 한다. 일상에 산적한 문제를 다시금 반추해내는 수고를 하지 않기 위함이라나. 어쨌든 다양한 관객의 취향이 있는 것이니 차치하고 개인적인 취향은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피나 3D - 심연의 탐구자, 피나 바우쉬

By  | 2012년 9월 14일 | 
피나 3D - 심연의 탐구자, 피나 바우쉬
피나 바우쉬, 내가 그녀에 대해서 알고 있던 것들은 거의 없었다. 현대무용계의 전설적 인물, 탄츠테아터라는 예술 장르의 개척자 등 그녀를 설명하는 수식어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춤사위를 본 적도 없고 그녀가 무슨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는지, 무슨 말을 했던 사람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무용이라는 미지의 영역(적어도 내게는)과 피나라는 제목을 달고 있음에도 피나가 등장하지 않는 상황이 뒤섞여 ‘영화 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담겨 있는가’라는 질문을 안고 이 영화를 봐야 했다. 피나가 영화속에 등장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녀가 영화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할 무렵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로 인해 영화제작이 무산될 듯 했지만 영화는 새롭게 방향을 틀어 그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몸짓으로 가장 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