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春 行 路

2012-12-18 Interlaken

By  | 2014년 4월 27일 | 
2012-12-18 Interlaken
* 3일 동안 짠 일정의 허술함이 결국 스위스에서 터져버렸다. 파리에서 인터라켄까지 야간열차로 이동할 계획이었는데(사실 이것도 유럽에 도착해서 일정을 살펴보니 17일 밤에 아무런 예약이 없다는 것을 알고서 급하게 결정한 것이었다) 동역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열차가 17시 57분에 있었다. 파리에서 봤던 커다란 기차역들을 생각하고 하루 정도 기차역에서 노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예매했다. * 이동하는데 몸에서 조금씩 고약한 냄새가 나는 느낌이 들었다. 몸을 통째로 페브리즈에 담궜다가 꺼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창문에 달아놓은 크리스마스 장식만 반짝거리고 있는 마을을 여러 개 지나 인터라켓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뭘 알아보지도 않고 노숙을 하겠다고 계획을 세웠던 동역에서의 나를 한 대 세게 치고 싶었

2012-12-17 Paris

By  | 2013년 12월 2일 | 
2012-12-17 Paris
* 일기에 간간히 호스텔을 '집' 으로 적었다. * 17일 새벽에 호스텔로 돌아오자마자 소파에서 뻗어버렸다. 한두시간 정도만 자고 일어나서 Motal이 초대한 파티에 가려고 했는데 일어나니까 1시가 넘어가고 있고 캐나다에서 왔다는 라이언이 새로 도착 해 있었다. 내가 엄청나게 지쳐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장만 겨우 지우고 다시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체크아웃을 했다. 메트로도, 버스도 크게 헤매지 않고 능숙하게 탈 수 있고 몽파르나스 근처는 뭐가 어디에 있는지 여행객들에게 설명 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는데, 파리 중심부도 열심히 걷고 길을 잃어버리고 한 덕에 파리 시내 지도를 그려보라면 막힘없이 쓱쓱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떠나려니까 너무 아쉬웠다. 열쇠를 신발장에 두고 크게 삐걱거리는 호스텔 문을

2012-12-14 Paris

By  | 2013년 10월 23일 | 
2012-12-14 Paris
* 다행히도 제 시간에 일어났다고 썼다. * 이 날 부터 비가 왔다. 한국에서 짐을 쌀 때 우산은 넣지 않았다.수많은 갤러리와 셀렉트샵, 그리고 질문을 거쳐서 오르셰 미술관에 갔다.Alphonse Osbert의 Vision - 새벽 색깔, 이라는 메모.툴루즈 로트렉의 그림 앞에서 움직이기 싫었다. * 유니클로 후리스로 하나가 되는 지구. * 화장실 때문에 애 먹었던 많은 날 중 하나.비가 오고 바람은 불고, 너무 많이 걸어서 기운은 없고.휘청거리면서 다녔다. * 판테온은 한적한게 이상했다.거대한 공간이 기묘한 술렁임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앞에서 서브웨이 샌드위치랑 미닛메이드 주스를 먹었다. * 종교는 없지만 기도를 하고 싶어졌던 순간.

2012-12-16 Paris

By  | 2013년 12월 2일 | 
2012-12-16 Paris
* 촌스럽게 들려도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에펠탑이 정말 좋다. * 3.5유로 라는 거금을 지불하고 8시쯤 호스텔에 도착해서 기절 한 것 처럼 잤다. 눈을 떴을 때는 12시였다. Giovanni와 6시에 에펠타워 밑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몽파르나스역에서 아무 버스나 탄 다음 대충 근처에서 내려, 멀리 보이는 에펠탑을 향해 걸어갔다. 가까워지니까 어느 순간 그것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모파상은 왜 굳이 전망대까지 올라갔을까 싶었다. 방향을 못 잡고 헤매고 있는데 건물 모퉁이를 도는 순간 눈 앞에 거대한 에펠탑이 나타났다. 사방이 조용한데 거대한 철근을 장식한 전구들이 빛을 튀겨내는 소리가 났다. 전기가 속삭이는 느낌이었다. 조금 늦는다는 Gio를 기다리면서 에펠탑이 반짝이는 걸 바로 앞에서 봤다. *

2012-12-19 Interlaken

By  | 2014년 4월 27일 | 
2012-12-19 Interlaken
* 경상이랑 같이 아침식사를 했다. 로비에 먼저 나와서 기다리는 나한테 던진 첫마디는 "밥뭇나"였다. * 얄궃게도 날이 개었다. 동네 어디에서나 산이 또렷하게 잘 보이는 줄 몰랐을 정도로 안개가 끼어 있었는데. 파리로 가는 건 저녁 기차라서 경상이랑 또 다른 경상이의 여행 친구랑 같이 융푸라우요흐에 올라갔다. 유레일 패스 사면 주는 산악열차 할인티켓을 예매처에서 못 찾고 허둥거려서 할인도 못받고 전망대에서 주는 라면도 못받았다. 설마 이러다 나중에 나오지 않겠지 라고 농담했는데 열차 올라가면서 가방 뒤져보니까 나왔다. 같이 간 오빠가, 챙겨온 봉지라면으로 뽀글이를 만들어줘서 그걸 먹었다. 한국인이 정말 많았다. 산을 좋아하는 경상이는 엄청 즐거워했다. * 기차 시간을 맞춰야 해서 빙하 동굴까지 보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