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ies who Lunch

Marché Bastille :파리 재래시장을 다녀와서

By  | 2015년 1월 29일 | 
Marché Bastille :파리 재래시장을 다녀와서
파리 여기저기서 나눠주는 관광가이드같은 걸 보니 목요일하고 일요일에 Marché Bastille 라는 재래시장이 열린다고 했다. 꽤 규모가 크다고 하고, 역시 여행에서 그 나라 시장이 빠질 수 없지 하는 생각으로 오늘 오전 다녀왔다. 참 사람사는 건 어디나 비슷하다고 여기도 그러했다. 농산물이나 치즈, 고기 등을 팔고있는 자판과 싸구려 중국산 옷가지나 속옷 등을 파는 곳, 꽃 가게 등등이 다양했고, 몇몇 기운찬 상인들이 큰 소리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불러세우고 있더라. 하지만 기대했던것 만큼의 활기는 없었고, 우아하게 베레를 쓰고 장을 보는 파리지엔보다는 중동계나 아프리카계 이민자들과 나와 내 남편처럼 관광차 들러본 외국인들이 대다수였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려고 작정하고 왔건만 막상 서서 간단히 사먹을 수 있

걷기 좋은 날

By  | 2015년 2월 5일 | 
걷기 좋은 날
일어나 가볍게 목을 축이고 밖으로 나갔다. 오늘 파리 아침 기온은 1도. 쌀쌀했지만 햇살이 좋았다. 하늘엔 구름이 별로 없었고 한국의 늦가을 날씨처럼 청량한 공기의 맛이 좋았다. 사놓은 식재료가 떨어져서 아침은 가볍게 맥도날드에서 해결했다. 프랑스가 전세계에서 맥도날드가 2번째로 많은 나라라는 놀라운 사실을 남편으로부터 들었는데, 입맛 까다로운 프랑스인들을 어떻게 맥도날드가 사로잡았는지 그 비결을 궁금해하다가, 오늘 맥브런치를 먹으며 그 사실에 수긍했다. 겨우 6유로하는 맥브런치 세트를 시키면 따뜻한 커피와 먹기 좋게 잘라놓은 사과 봉지, 비프 맥머핀과 이름을 알 수 없는 팬케이크 비슷한 게 나오는데, 정말 가성비가 좋다. 프랑스의 맥도날드는 여러모로 특별한데, 우선 빅맥에 들어가는 패티는 풀을 먹여 키운

반쯤 늙었나보다

By  | 2015년 2월 6일 | 
반쯤 늙었나보다
오늘은 개선문을 갔다. 몸은 파리에 있지만 정신은 각각 다른 곳에 두고 시차에 맞춰 일을 해야하는 우리 부부는 보통 오전 중에 나가서 관광을 하고 점심을 먹고 들어와 일을 시작하는 하루를 보낸다. 이런 식으로 하루에 한 곳씩 파리의 유명한 곳을 돌고 있는데, 오늘은 개선문과 샹젤리제가 낙점되었다. 개선문은 샤를 드골 에뚜알이라는 역에 내리면 바로 위로 올라가는 티켓을 사는 창구와 연결된다. 거기서 티켓을 구매하고 개선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이 어지러운 계단을 한참을 올라가야한다. 진짜 죽겠더라. 20대같으면 한번에 훅 올라갔을텐데, 중간에 다리가 슬슬 마비되어오더니 앞서 올라가던 50-60대 중년 아주머니가 잠시 멈춰 쉬었을 때 나도 같이 서서 쉬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나이에 질 수는 없어

Chez Paul, (again) 바스티유, 파리

By  | 2015년 2월 10일 | 
Chez Paul, (again) 바스티유, 파리
지난 주 바스티유의 Chez Paul 식당을 한번 더 찾았다. 아무래도 첫번째 방문에서 메뉴 선택에 실패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서 다시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런치코스를 시켜보았다. 아래는 남편이 시켰던 뵈프 부르기뇽. 이거 먹기전에 에피타이저로 따르트 부댕 누와인가하는걸 시켰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한국의 순대와 딱 비슷했다! 정말 한국의 제대로 만드는 순대집에서 파는 듯한 따듯한 순대를 먹기좋게 썰어서 그 아래에는 볶은 파를 깔고 얇은 타르트위에 올린 것이었는데, 정말 저번의 비프 타르타르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겹치는 메뉴들이 여럿 있는 듯 보인다. 이번엔 정말 제대로 된 뵈프 부르기뇽을 맛보았다! 정말 오래 잘 삶을 좋은 쇠고기가 포크를 대는 순간 부드럽게 나누어지며 입에서도 사르르 녹는다.

Gare du Nord 에서 있었던 일

By  | 2015년 2월 10일 | 
Gare du Nord 에서 있었던 일
지난 주 토요일 런던으로 가는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 파리 북역으로 왔다. 여유롭게 타려고 서둘렀더니 시간이 꽤 남아서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북역을 나오자마자 오른편에 맥도날드가 보이길래 들어가 맥모닝을 시키고 맥너겟 20개를 시켰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집시로 보이는 여성이 우리 테이블로 와서, "배고파요. 너겟 좀 주세요." 하는거다. 그녀의 아름다운 회색 눈이 반짝거리며 너겟에 포커싱을 맞추는걸 보고 별 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였더니 잔뜩 때가 낀 손을 뻗어 진짜 한움큼 너겟을 집어갔다. 20개 중 거의 절반을. 게다가 가져가면서 너겟들을 손으로 마구 휘져어서 우리로 하여금 입맛을 뚝 떨어지게 하는 부작용을...;; 결국 다시 불러서 박스를 통째로 줬다. 환하게 웃으며 박스를 들고 떠나가는 그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