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ken Scratches, done by my restless mind.

링컨: 주인공보다도 인상적인 주변인물들.

By  | 2013년 3월 22일 | 
링컨 다니엘 데이 루이스,조셉 고든 레빗,토미 리 존스 / 스티븐 스필버그 나의 점수 : ★★★★ 지난 주에 개봉했지만 대부분의 영화관에서 밀려난 [링컨]을 찾아보았다. 영화가 시작함과 동시에 [라이언일병구하기]처럼 진흙탕 싸움을 하는 흑인과 백인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것보다도 그 다음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두 명의 흑인이 말하고 있다. 한 쪽은 자신이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주의깊게 하는 중이고, 다른 한 쪽은 백인에 대한 차별을 솔직하다 못해 약간 무레하다고까지 할 정도로 이야기 하고 있다. 뒷모습만 보이는 청자는 분명 링컨 대통령이다. 이윽고 백인 병사들이 그에게 인사를 하러 다가오고, 그의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중 한 백인 병사가 그 연설을

Django Unchained.

By  | 2013년 3월 28일 | 
장고:분노의 추적자 제이미 폭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크리스토프 왈츠 / 쿠엔틴 타란티노 나의 점수 : ★★★★★ [스포일러가 있음] [쟝고:분노의 추적자]라는 거창한 제목보다는 원제인 Django Unchained가 극을 잘 대변하고 있지만, 아마도 국내에서는 남북전쟁이라던가 흑인 노예제라던가 하는 미국적인 소재를 들먹여봤자 소용이 없다는 점에서 잘 지은 제목 같다. 영화의 러닝타임을 보고 나서는 이걸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최근 본 영화들이 죄다 2시간이 넘는 긴 작품들이어서 그런 것도 있고 사실 앞서 본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이 두시간 반 러닝타임에 비해서 너무 잔잔해서 보는 것이 힘들었던 데다가 묘하게 주제가 겹치는 면이 있어서....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두시간 반이 언제

페드로 알모도바르 영화를 세편 연속으로 봤다.

By  | 2013년 3월 30일 | 
지난 금요일,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 세 편을 이어서 봤다.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그녀에게], 그리고 [브로큰 임브레이스]. 알모도바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이렇게 야하면서도 외설적이지 않을 수가 있다는 사실에 우선 놀라고, 이렇게 화려한 영화를 보면서 우울해질 수 있다는 것에 의외로 오랜 생각을 할애하게 된다. 결국 영화를 보고 나서도 여운이 남아서 쉽사리 다른 것을 손에 잡지 않고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게 되는 것. 특히 [그녀에게]를 보고 있자면 두 인물이 순간순간 교차하며 가로지르는 모습이, 그리고 둘 사이에 흐르는(혹은 일방적으로 흐르는) 감정이 너무도 절묘하게 표현되어 감탄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 페드로 알모도바르 영화를 보고 있자면 동성애라는 것이 그렇게 위화감이 들

웜 바디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좀비....?

By  | 2013년 3월 14일 | 
웜 바디스 니콜라스 홀트,테레사 팔머,존 말코비치 / 조나단 레빈 나의 점수 :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뱀파이어 로맨스에 이은 좀비 로맨스가 등장한다고 했을 때, 사실 좀비가 그렇게 섹스 어필이 되는 종(?)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에 약간 의아했다. 니콜라스 홀트가 아무리 라이징 스타라고 할 지라도 이런 영화를 어떻게 하기로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데 이 영화 예상 외로 묘하다. 말을 제대로 하질 못하는 좀비와 여자 주인공의 감정 진행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힘들지만 니콜라스 홀트의 압도적인 나레이션으로 관객들로서는 그렇게 막장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아서 나쁘지 않다. 뭣보다도 좀비를 표현이 서툰 마초 캐릭터 정도로 대치시켜 놓으면 전형적인 로맨스 물이

지슬.

By  | 2013년 4월 4일 |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 이경준,홍상표,문석범 / 오멸 나의 점수 : ★★★★★ 우리나라만이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영화, 그리고 더 나아가서 예술이라는 영역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체제가 잘못된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하고 사람들의 의식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영화가 아니라 미술, 그리고 특히 코미디에서도 풍자의 형태로 자주 등장하는데,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 영화 [지슬]의 관람도 그러한 관점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슬]이 제주 4.3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은 [태극기 휘날리며] 이래로 한국 영화가 남북 관계에 대해 취하는 입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볼 수 있다. 제목인 '지슬'부터가 그렇다. 거창하지 않고 소박한 감자를 먹으며 살아가는 이들에 초점을 맞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