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의 자작글 공방

[비긴어게인] 듣는 영화

By  | 2015년 5월 31일 | 
비긴 어게인. 음악으로 누군가는 사랑이, 누군가는 꿈이, 누군가는 삶이 다시 시작되는 영화. 조조로 보긴 했지만, 그냥 봤어도 돈 아깝지 않은 영화. 귀가 즐겁고, 눈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워지는 영화. 영화 내내 깔리는 OST는 한 장의 앨범을 듣는 것처럼 마음을 편하게 한다. 너무 시끄럽지도, 너무 조용하지도 않으면서 듣는 이가 몇 번을 들어도 편한 음악. 영화를 이끌어주고, 굳이 한글자막을 보지 않아도 그 자체로 즐거운 음악.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를 중간 중간에 환기시켜주는 깨알 같은 드립들. 눈물, 화보다는 음악을 하며 웃는 모습이 더 많이 나와, 보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영화. 그레타가 화려한 무대 위도, 음반사와의 계약도, 사랑도 선택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노래를 많

[명량] 명량에서 길을 잃은 영화

By  | 2015년 5월 31일 |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 그것은 배로 큰 실망이 될 것이다. 고증에 대한 의견은 '격하게 흔들리는 배위에서 200m 이상 앞의 적을 '조총'으로 저격하는 저격수' '배설의 암살시도와 죽음(실제로는 1599년에 죽음)''대형 군함도 중심 못 잡는 명량에서 나룻배 10대로 판옥선 예인''난중일기 무시한 대장선에서의 수많은 전사자와 부상자' 로 대신합니다. 이 영화는, 지나치게 '전투'에만 초점을 맞춘다. 물론, ‘명량해전’이라는 ‘해전’이 중심인 전쟁영화인만큼 당연한 것이 아니냐 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길다. 이 영화는, ‘조선 수군’의 이야기이지만, 사실상 이순신 혼자 이끌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기대한 것은 이순신의 명량해전 준

[5일의 마중] 조용한 영화

By  | 2015년 5월 31일 | 
문화대혁명 시기, 반동분자로 낙인찍혀 끌려간 루옌스, 그를 기다리는 펑완위, 그리고 그를 싫어했던 딸 단단 그들의 이야기는 루옌스가 탈출해, 집에 오면서 시작한다. 공안들이 지키는 집으로 돌아오는 루옌스가 자신의 집의 문고리를 잡을 때, 평완위는 직감적으로 그라는 것을 알고 눈물을 흘린다. 루옌스는 혹여나 폐가 될까, 공안이 있을까, 십수년만에 집에 왔음에도 결국 쪽지만을 남긴채 발길을 돌린다. '내일, 기차역에서 기다리고 있겠소.' 나는 이 장면이 좋다. 문 하나를 두고 서로가 거기에 있음을 아는데도, 결국 문고리를 돌리지 못한채 돌아서는 루옌스의 마음과 그를 안타깝게 보는 평안위의 눈물. 슬픈 음악, 오열이 없는 장면인데도 문고리를 돌리는 루옌스의 손에서 느껴지는 망설임, 그런 문고리를 보고

[곡성]절대, 현혹되지 마라(스포 有, 호평)

By  | 2016년 5월 15일 | 
'절대 현혹되지 마라' 범인이 누구라는 것을 알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곡성에 대한 호평과 혹평이 나뉘어지고, 호평하는 쪽에서는 혹평하는 쪽을 영알못이라고 비하하지만, 그건 사람의 취향차이니까요. 누가 옳고 그르고, 잘나고 못나고는 없을 겁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생략하고, 이야기에 들어가겠습니다. 곡성의 주제 혹은 메세지를 묻는다면, 저는 '믿음과 의심' 이 두 가지를 제시하려고 합니다. 곡성의 첫화면에 시작되는 누가복음에서부터, 극 중에서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누군가를 의심하고, 혹은 믿습니다. 예컨데 일본인이 귀신이다, 여자를 믿지 마라 등등 말이죠. 곡성에서의 피해자들은 모두 일본인과 관련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일본인을 안다고 하여 모두 피해자는

[방황하는 칼날] 방황하는 칼날, 방황하는 정의

By  | 2015년 5월 31일 | 
2014년 3월, 군산에서 딸 성폭행 용의자를 아버지가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록 뒤에 피해자 유가족이 살인 피해자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것이며, 피해자임에도 가해자를 옹호하는 언론이 너무하다는 글이 올라와, 파장은 일파만파 커져갔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히가시노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 이었다. 딸의 성폭행 및 살인 용의자를 아버지가 복수심에 죽인다. 라는 내용과 너무나도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4년 4월 10일, 한국에서 정재영과 이성민 주연으로 ‘방황하는 칼날’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설레였다. 이 영화는 어찌보면 이미 많이 다뤄져 식상한, 그럼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다룬다. 이상현의 딸 이수진이 조두식과 그 패거리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