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봄날은 간다>는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에 이은 두 번째 영화였다. 데뷔작인 <8월의 크리스마스>로 청룡영화상 최고상인 작품상을 받았던 허진호 감독은 3년 뒤 <봄날은 간다>로 또 다시 같은 시상식에서 같은 최고작품상을 받는 진기록을 남겼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 사실 봄이라는 계절은 큰 의미로 새겨져있지 않으며, 엄밀히말해 영화 역시 봄에 어울리는 영화라고 말하긴 힘들다. 새 출발의 봄보다 익음과 묵음의 계절인 가을이 더 떠오르는 이 영화는 사랑, 그 빗나감의 이름을 말한다.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사랑의 시간들, 그들의 ‘봄날’이 가버렸다는 제목에서부터, 영화는 상우(유지태)와 은수(이영애)의 시작과 행복한 시간들,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