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이 영화는 멋이란 어디에서 오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다. 커트 러셀, 스네이크 플리스킨. 아놀드 슈월츠네거처럼 근육질의 거한도, 이소룡처럼 깎아낸 조각같은 몸도 아니다. 그렇다고 장 끌로드 반담처럼 예술적인 돌려차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 중서부 블루칼라 노동자 풍의 미묘한 근육, 왠지 가슴털이 수북할 것만 같은 몸뚱이에,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절뚝거리기나 한다. 그런데 멋있잖아. 존나 폼 나잖아. 내가 이 영화에서 충격받은 지점은 거기다. 진짜 폼이란 건 폼에서 나오는 게 아니고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을, 김치 따귀 맞듯이 눈이 번쩍 뜨이며 깨달았던 어느 순간 말이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오일 쇼크에 대한 풍자로 가득한 B급 디스토피아 세계관. 그러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