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탈출 Escape From New York (1981)
By 멧가비 | 2018년 10월 26일 |
나에게 이 영화는 멋이란 어디에서 오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다. 커트 러셀, 스네이크 플리스킨. 아놀드 슈월츠네거처럼 근육질의 거한도, 이소룡처럼 깎아낸 조각같은 몸도 아니다. 그렇다고 장 끌로드 반담처럼 예술적인 돌려차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 중서부 블루칼라 노동자 풍의 미묘한 근육, 왠지 가슴털이 수북할 것만 같은 몸뚱이에,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절뚝거리기나 한다. 그런데 멋있잖아. 존나 폼 나잖아. 내가 이 영화에서 충격받은 지점은 거기다. 진짜 폼이란 건 폼에서 나오는 게 아니고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을, 김치 따귀 맞듯이 눈이 번쩍 뜨이며 깨달았던 어느 순간 말이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오일 쇼크에 대한 풍자로 가득한 B급 디스토피아 세계관. 그러나 그
울트라맨 ウルトラマン (1966 ~ 1967)
By 멧가비 | 2016년 8월 3일 |
![울트라맨 ウルトラマン (1966 ~ 1967)](https://img.zoomtrend.com/2016/08/03/a0317057_57a1735cc59ef.jpg)
엄밀히는 '울트라 Q (1966)'의 후속작이지만 사실상 울트라 시리즈의 기념비적 첫 작품. 초자연적 사건에 대응하는 '과학 특수대'의 대원인 하야타 신의 목숨을 실수로 빼앗은 울트라맨이 하야타의 신체에 깃들어 일심동체가 되어 과특대 대원으로서, 울트라맨으로서 외계인과 괴수로부터의 위협에 맞선다는 이야기. 지구인의 목숨을 유지시켜주기 위해 동화된다는 설정은 훗날 토리야마 아키라의 '저금전사 캐쉬맨'에서 대놓고 패러디되기도 한다. 토리야마 자체가 쇼와 특촬물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울트라 Q'의 계보부터 훑자면 '트와일라잇 존'을 위시한 미국식 판타지 드라마의 영향 아래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거인과 거대 괴수의 레슬링으로 매회 구성된다는 형식적인 면에서는 '프랑켄슈타인 V
뮤트
By 로그온티어의 혼란스런 세계관 | 2018년 2월 23일 |
![뮤트](https://img.zoomtrend.com/2018/02/23/b0116870_5a90325164c2a.jpg)
아마도 던칸 존스는 [블레이드 러너]의 후속을 자신이 찍지 못했다는 것에 화가 났었나 봅니다. 화가 난 그는 어떠한 말 대신, 비슷한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배경에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를 찍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뮤트]입니다. 정말 던칸 존스가 [블레이드 러너] 후속을 맡지 못해 빡쳤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건 제가 쓴 그냥 한 말이에요. 다만, 이야기의 주제에 비해서 배경이 너무 [블레이드 러너]스러운 것이 여간 당황스러워서 말이죠. 심지어 처음부터 끝까지 [뮤트]의 배경은 주제나 플롯과 동떨어진 채로 놉니다. 주인공이 추적하는 방식도 아날로그스럽기 때문에 미래적 배경과 맞지 않고, 주제가 사이버펑크적 배경과 맞는 것도 아닙니다. 디스토피아적 배경은 영화의 초중반 전개가 취하는 하드보
기동전사 페트레이버 2 극장판
By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블로그 | 2015년 1월 18일 |
![기동전사 페트레이버 2 극장판](https://img.zoomtrend.com/2015/01/18/b0116870_54bb83922e3fa.jpg)
본격 로봇이 주인공이 아닌 로봇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사색의 대가라 사색만 하시는 오시이 마모루(63)가 자기만의 세계에 푹빠져 느닷없이 즐거운 원작을 묵직하게 만들어버린 참혹한 현장을 목격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사람이 중하지 않다는 거다. 배경이 중하다. 초반에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가 사원의 배경을 보는 장면, 중반에 군인들이 도심속을 쏘다니는 장면등, 여느 애니메이션 답지 않게 심상어린 배경을 표현하는데 긴 시간을 허비한다. 하다못해 스토리나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것도 배경을 그리기 위한 로봇같이 느껴질 정도다. 그도 그럴것이 캐릭터들의 드라마도 지극히 절제되어 있다. 그리고 정작 포스터에 보이는 로봇은 종일 안나오다 맨후반에 등장한다. 그래도 사람주인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