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다히로유키
Posts
22 posts
링 リング(1998)
서양의 호러물과 다른 아시아 공포의 특징은 "추상성"과 "모호함"에 있다. 그나마 동양적 공포와 비슷한 선상에 있는 서양 호러의 '부기맨' 캐릭터들도 그 존재감만은 명확한 것이 대부분. 특히 "원한"이라는 개념은 동아시아 호러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에 더 가깝다. 저주를 확산시킴에 있어서 "바이러스"라는 생물학적 개념으로 치환한 독특한 발상으로 이 영화는 당시 [큐어] 등과 함께 모던 J호러의 붐을 일으킨다. 게다가 그 저주를 비디오 테입에 담아 퍼뜨린다는 건 동서 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발상이었다. 원한이라는 지극히 동양적 개념을 서구 테크놀러지를 상징하는 물건에 담는다는 방식은 놀라웠다. 어쩌면 '램프의 지니'의 동아시아 공포적인 변주였을 수도 있겠다. 지금에 와서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러시 아워 3 (Rush Hour 3.2007)
2007년에 브렛 래트너 감독이 만든 러시 아워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내용은 미국 LA에서 열리는 세계 범죄 재판 위원회에서 한 대사가 중국 삼합회의 비밀을 밝히려는 순간 삼합회의 암살자에게 저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간신히 목숨을 건져 병원에 입원한 한 대사와 그의 딸인 수영이 삼합회에서 파견한 조직원들에게 급습당할 걸 리 형사와 카터 경관이 구해준 뒤. 범인을 심문하다가 삼합회의 보스 샤이 센에 대한 단서를 듣고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러시 아워 1로부터 9년이 지나서 성룡과 크리스 터커 둘 다 좀 변화가 생겼다. 성룡은 나이가 많아서 액션적인 부분에서 예전만큼의 기량을 선보이지 못해서 아크로바틱 액션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고, 크리스 터커는 살집이 좀

선샤인 Sunshine (2007)
내부 침식 중인 태양을 폭발시키기 위해 두 번째 이카루스가 날아간다.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처럼 오만하거나 무모한 대신, 인류의 존망이라는 책임감만을 짊어지고 있을텐데 어째서 이 유인 우주선들엔 이카루스라는 이름이 붙은 것일까. 죽어가는 태양을 살리겠다는 것 자체가 신에 대한 도전이었을까. 영화는 확실한 대답을 주진 않지만 영화가 이카로스와 같은 꼴을 당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마치 하드 SF와 같은(존나 지루한) 연출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영화는 그 어떤 것도 설명하지 않는다. 즉, 과묵한데 지적이지도 않은 영화라는 것. 하드 SF인 척도 제대로 못하는 전반부가 지나가면 미스테리 스릴러로 장르가 변한다. 그리고 역시나 영화는 과묵하다. 뭔가 재미난 그림이 막 펼쳐지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링 リング(1998)
당시 J 호러 붐을 일으킨 영화가 이거였지 아마. 일본 영화 자체가 아직은 생소하던 시기에, 그 이상으로 낯선 느낌의 공포 영화를 보고 적잖이 느꼈던 충격을 아직 기억한다. 입가에 피를 묻히지 않았고 흐느껴 울지도 않는 귀신. 갑자기 튀어 나와 놀래키기는 커녕 몇 장면 나오지도 않는 수줍은 귀신. 그 전 까지의 귀신은 그 정체가 모호할지언정 존재감 자체는 명확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귀신 붙은 집, 사람에게 씌이는 귀신, 꿈에 나오는 귀신 등이 그러했다. 그러나 '원한과 저주'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통해 존재하는 귀신이라니, 그런데 그게 인간의 테크놀러지를 타고 확산된다고? 뭐 이런 멋진 부조화가 다 있나! 구체적인 형태로 구체적인 장소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니 대처 방법 역시 없다. 때문에 영화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