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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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 이야기, 우울한 연말

All About Us|2017년 8월 17일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KPC에 도착했을 땐 좋아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배낭에 짓눌린 몸은 금방이라도 땅 속으로 꺼질 것 같았다. 거기다 운이 좋지 않으면 키부츠에 배정받는데 수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얼른 내가 생활하게 될 키부츠를 배정받고 그 곳으로 가서 짐을 풀고 쉬고만 싶었던 나는 잔뜩 긴장해서 담당자의 입술만 쳐다보고 있었다. 여러 리스트와 내가 원하는 조건을 맞춰본 뒤 키부츠 이름이 담당자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Hazorea Kibbutz" 키부츠 규모가 꽤 큰 편이라 봉사자도 많고 좋은 곳이라 했다.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기에 바로 수속을 끝내고 서류가 든 봉투를 받아나와 환전한 뒤 택시를 타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다섯번째 이야기, 따듯한 차 한 잔과 낡은 우산

All About Us|2017년 8월 17일

4: 58 a.m. 아직은 쌀쌀하고 어두운 새벽.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텔아비브 도심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버스가 제일 빠른 줄 알았는데 물어본 결과, 기차가 제일 낫다고 했다. 어둠 속에서 덜컹이는 기차를 타고 묻고 또 물어 버스를 타고 KPC(Kibbutz Program Center)가 있다는 거리까지 왔지만 사방은 아직 깜깜하고 비는 추적추적 오고 KPC는 커녕 불 켜진 건물 하나 찾기 힘들었다. 비를 맞으며 쓸쓸하고 어두운 골목을 돌아다니다 24시간 영업하는 슈퍼마켓에 들어가니 화장을 진하게 한 여자와 머리가 벗겨진 아저씨가 매우 띠꺼운 표정으로 쳐다본다. "Do you know where this place is?" (여기가 어디 있는 줄 아세요?)

네번째 이야기, 악명높은 이스라엘 공항

All About Us|2017년 8월 17일

이스라엘 여행을 준비하면서 읽었던 한 가이드북에서 흥미로운 글을 봤다. "이스라엘의 공항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스라엘을 다시는 방문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가이드북 앞면을 할애해 저렇게 적어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리고 그 가이드북의 평이 꽤 정확하다는 걸 깨닫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여행 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적지 않은 나라의 공항을 경험한 지금도 이스라엘 공항은 여전히 내가 경험한 최악의 공항으로 남아있다.) 터키를 경유한 긴 비행 끝에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생전 처음 경험해보는 긴 비행에 시차까지 겹쳐 머리는 어지러웠고 오랜 시간 씻지 못한 탓

세번째 이야기, 키부츠?

All About Us|2017년 8월 17일

내 6개월 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정의 시작이었던 키부츠는 이스라엘에만 있는 독특한 공동체다. 2000여년 동안 국가 없이 세계 여러 곳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유대인 국가 재건' (시오니즘)을 위해 이주해 만든 공산주의적 성격의 평등한 공동체다. "혼자의 힘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힘을 모아 협력하는 키부츠 공동체 형태가 새로운 땅을 개척하여 정착하는데 적합"했기에 생겨났다고 한다. 1910년에 최초의 키부츠가 생긴 이래, 현재는 약 200여개의 키부츠가 이스라엘 전역에 흩어져 있다. 사유 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속한 키부츠에서 일정한 시간 만큼 노동을 하면 의식주, 자녀 교육, 의료 서비스, 생필품, 은퇴 후 복지 서비스 등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