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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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웨스트> - 셰익스피어 인 웨스트

일상 속 환상|2015년 10월 22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뇌 연인 로즈를 찾기 위해 스코틀랜드를 떠나 미국으로 온 열여섯 소년 제이(코디 스밋 맥피)는 무법자 총잡이 사일러스(마이클 파스빈더)를 만나 그의 보호를 받으며 천천히 서부로 향한다. 거리의 악단이 부르는 노래에 발걸음을 멈춘 제이는 그들과 짧은 대화를 나눈다. “노래가 마음에 들었나요?” “네. 아주 좋았습니다.” “사랑에 관한 노래라오.” “사랑은 죽음처럼 보편적이죠.”(Love is universal like death) 현상금 사냥과 원주민 학살이 자행되는 야만의 땅에서 유일하게 문명의 옷을 입은 이종(異種) 인간 제이는 ‘사랑’과 ‘죽음’을 같은 층위에 올려놓으며, ‘죽음을 피해 살아남는 것’만이 삶의 전부가 아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앨리스는 더 이상 여기 살지 않는다

일상 속 환상|2015년 8월 29일

수남의 단단한 태도가 주는 어떤 위안에 대하여 16살의 수남(이정현)은 집 근처 공장에 가서 “여공”이 될지,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엘리트”가 될지 기로에 놓인다. 수남은 고등학교 진학을 선택하는데, 이때 그녀가 꿈꾸는 “엘리트”의 삶이란 안정된 직장을 다니는 화이트칼라의 그것이다. 타고난 손재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자격증을 14개나 따고, 담임선생으로부터 ‘진짜 무기인 몸매’를 잘 활용하라는 삿된 조언까지 들을 정도로 “가슴도 꿈도 컸”던 수남의 포부는 사회에 첫발을 디디자마자 처참히 무너진다. 사회에는 수남보다 가슴이 큰 여자가 많으며, 컴퓨터라는 시대의 흐름 앞에 수남의 자격증은 아무 쓸모가 없다. 영화는 초반부터 수남 캐릭터의 지위를 명료하게 육체노동자로 한정

<이층의 악당> Review - 숨바꼭질 본연의 쾌락으로의 질주

일상 속 환상|2013년 1월 25일

여기 숨바꼭질 하는 한 무리의 아이들이 있다. 한명의 술래가 정해지고, 나머지 아이들은 신속히 몸을 숨긴다. 아이들을 하나씩 찾아내는 술래의 노력엔 추격전의 육체적 쾌감과 숨겨진 것을 드러내는 정신적 쾌감이 공존한다. 이 제공하는 혼합장르의 쾌감은 이러한 숨바꼭질의 기제와 닮아있다. 은 일대일 경쟁이라는 관습화 된 구조적 한계에서 벗어나, 한명의 술래가 다수의 아이(진실)을 잡아야 하는 숨바꼭질 본연의 쾌락을 선사한다. 다수의 아이들이 숨는 장소를 파헤치는 각각의 추리처럼, 이 펼치는 천변만화의 장르혼합은 내러티브에 다양한 인장을 새긴다. 창인이 연주의 집으로 들어가서 찾으려는 청화용문다기는 맥거핀으로 오인되기 쉽다. 맥거핀이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