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위에 갇혀버린 제시에게 그 자신의 내면이 말을 걸어온다. 죄책감이나 트라우마, 증오, 분노, 두려움을 대변하는 쪽. 그리고 자기연민과 방어기제를 대변하는 쪽. 해가 달에 가려지듯 그렇게 무의식으로 가려져 있던 언젠가의 기억이 제시를 찾아오면서 공포는 시작된다. 아니, 반대로 문득 찾아온 공포가 제시의 기억을 해방시킨 쪽에 가깝다. 기억을 끄집어내는 건 가끔 전혀 무관한 무언가이기도 하다는 점을 섬세하게 캐치해냈다. 들개의 물리적 공포, 해가 진 이후 나타난 문라이트맨의 오컬트적 공포 등 버라이어티한 호러 구성. 이런 장르적 공포의 끝에 찾아오는 건 제시의 내면에서 스스로 발생한 심리적 압박감이다. 외부에서 찾아온 공포가 결국 내면의 공포를 깨우고, 그 끝에는 착취적인 남성성에 대한 근원적 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