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식혀서 먹어야 맛있는 음식과 같다더라. 15년이 걸린 복수니 대체 얼마나 진미일까. 픽션의 역사에서 그 많은 복수자 중 가장 인내심 강한 어느 복수자의 이야기. 물론 이건 이우진에 대한 설명이다. 오이디푸스 예언 등의 그리스 비극처럼, 복수하려는 행위가 복수당하는 거대한 계획의 일부라는 덫과 같은 구조. 영화의 반전은 누가 딸이냐 따위가 아니라, 내가 보는 지금 이 영화가, 오대수가 아닌 이우진의 복수극이었다는 데에 있다. 흘려들을 수 있는 대사지만, 미도와 만난 후 오대수는 감금방에서의 15년을 고마워하기 까지 한다. 딸의 생일에 만취해 행패 부리다가 경찰서에서 오줌이나 싸는 추한 중년 남성에서, 뭐가 됐든 확실한 목적을 가져서 눈에 보일 정도로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는 "남자"로 변한 오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