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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posts러브 앤 몬스터스
인류 붕괴라고 하면 소행성 충돌 같은 묵시록적 간지를 지닌 사건으로 시작될 줄 알았다. 그러나 소행성 충돌을 가까스로 막아낸 인류에게 부여된 건, 그동안 손바닥 마주치는 걸로 쉽게 잡아온 각종 벌레들의 습격. 소행성을 파괴하기 위해 인류가 쏘아올린 미사일들은 지구 대기에 갖가지 방사능을 남겼고, 이에 곤충과 파충류 등이 응답했다. 거대화 된 바퀴벌레가 군대의 탱크를 통조림 먹듯 따고, 집채만큼 커버린 게가 사람들을 마구 밟고 다녀 혼란스러운 상황. 이에 주인공을 비롯한 남은 인류가 택한 선택지는 스스로가 바퀴벌레처럼 숨어드는 것이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 나라면 생존자들의 벙커를 결코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한 두 번 방어가 뚫렸다고는 해도 거기엔 서로가 서로를 아껴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무엇
모탈 컴뱃
원작이 되는 게임 이야기는 아직도 못해봤으니 빼고. 폴 앤더슨의 첫번째 실사 영화는 그야말로 無근본의 대 향연이었다. 판타지와 SF 장르의 모양새를 대충 따와 주형틀을 만들고, 거기에 각종 무협 영화의 센스와 오리엔탈리즘을 가득 끼얹은 뒤 믹스했던 작품이었지. 정말 놀라운 건, 이번 리부트에서 그런 無근본적인 감각은 대부분이 거세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세계관인 건 맞음. 원작 게임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소리 하는 게 맹꽁이 같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아무리 봐도 하사시 한조의 스콜피온과 비한의 서브제로 이 두 캐릭터 중심으로 갔어야만 했던 영화다. 포스터에서도 그 둘이 메인인 것처럼 그려지고 있고, 이 영화에서 그나마 좋다고 할 수 있는 15분여의 오프닝 장
웨이 다운
장르 영화의 설계도, 딱 그렇게 요약할 만하다. 단점 같이 들리겠지만 장점이고, 그렇다고 또 장점이라 하기엔 단점이기도 한 부분이다. 은 아주 아주 아주 전형적인 하이스트 영화의 궤를 따른다. 이 거대한 도둑질의 동기를 설정하는 프롤로그와, 천재적인 면모를 지닌 주인공 설정, 그리고 각기다른 전공을 지닌 전문가들의 파티. 그 어느 하나 전형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한 마디로 뻔하고 빤한 영화. 뭔가 좀 더 장르 내에서 변주를 해가며 전체 조율의 모양새를 띄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영화는 그에 대한 욕심이 전무하다. 고로 어쩌면 게으른 영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물들의 이러한 설정이 전부가 아니라, 그 외에도 다 어디서 한 번 이상 본 것 같은 장면들이 속출한다. 머리 식히
츠바키 산주로, 1962
이미 수많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걸작들이 있지만, 내겐 <7인의 사무라이>와 더불어 가 최고다. 나 같은 셰익스피어풍의 클래식 오페라스러움도 좋지만, 아무래도 풍만한 오락적 재미와 절정의 간지가 함께 깃들어있는 쪽이 훨씬 더 내 취향인지라. 전형적인 반군 스쿼드 이야기다. 적들에게 점령당한 곳에서, 소수의 무리들이 숨어다니며 역습을 꾀하는. 병력 차이로만 본다면야 훨씬 열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저항 연합에 루크 스카이워커가 있었듯이 이들에게는 당시 절정의 간지를 자랑하던 미후네 토시로의 츠바키 산주로가 있었다. 근데 이 양반이 얼마나 완성형 수퍼히어로인가 하면, 실력은 루크인데 지략은 팰퍼틴이고, 여기에 배포와 기세는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