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포스트: 574
Tags

Posts

574 posts

해리건 씨의 전화기

DID U MISS ME ?|2022년 11월 17일

그 날도 똑같았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홀로 집에서 맞는 주말 밤. 나는 기필코 오늘을 좋은 영화로 마무리할 것이다-라는 사명감으로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보이는 넷플릭스를 뒤지고 있던 차. 이 영화의 무언가 썩 번역체스러운 특이한 제목이 턱하고 걸렸다. 이건 또 무슨 영화인가 싶어서 상세정보를 보는데, 감독 이름으로 적힌 존 리 행콕. 그 시간부로 나는 별다른 고민없이 바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내게 있어 존 리 행콕은 언제나 신뢰의 이름이기에. 각본가로 먼저 이름을 날렸지만, 메가폰까지 잡았던 영화들로도 충분히 성과를 이뤄낸 존 리 행콕. 특히 나는 그의 하이웨

알카라스의 여름

DID U MISS ME ?|2022년 11월 14일

그냥 농촌을 배경으로한 힐링물인가- 싶었으나 보고나니 변화무쌍해 잔인한 우리네 현실 속에서 우리가 부르짖을 수 있는 건 오직 가족뿐이라 말하는 비관적인데 낙관적이고, 또 낙관적인데 비관적인 영화였다. 포스터만 보고는 그냥 같은 건가 싶었던 거지. 알카라스라는 스페인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복숭아 과수원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온 주인공 가족. 하지만 비범하고 빠르게 바뀌어가는 세상의 풍파 또한 이 작은 시골 마을 알카라스를 굳이 굳이 찾아 오게 된다. 복숭아 과수원을 싸그리 갈아엎고 대신 그 부지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대규모로 설치하겠다 말하는 토지주. 사실 그 토지주가 악덕인 것은 아니다. 그는 주인공 가족을 신사적으로 대하고, 마냥 땅을 빼앗겠다 말하지도 않는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DID U MISS ME ?|2022년 11월 14일

불행한 유년시절로 세상으로부터 유리되어 자라온 늪지대의 한 아가씨. 그녀가 동네 사람들의 쑥덕거림으로 인해 한 청년이 사망한 사건의 가해자로 몰려 법정에 선다. 위기에 빠진 그녀를 도와주려는 건 선의로 가득찬 노년의 동네 변호사.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변호사가 된 그에게 과거 이야기를 하며 스스로가 겪었던 상황들을 조금씩 설명해나가기 시작한다. 굳이 장르적으로 분류하자면 미스테리물의 테두리 안에서 멜로 드라마를 곁들인 성장 영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가 보여주려는 것은 세상에서 소외된 한 여자와 그녀를 돕기 위해 나섰던 일부 사람들의 의리 및 애정이고,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거쳐 그 여자는 온전히 버틸 수 있었다는 메시지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어느정도 먹힌다. 늪지대의 소녀로 자라 동네 사람들

고속도로 가족

DID U MISS ME ?|2022년 11월 9일

고속도로를 따라 휴게소를 전전하며 낮에는 동정심을 팔아 사실상의 구걸을 하고, 밤에는 아무렇게나 설치한 텐트 안에서 잠을 청하는 가족이 있다. 대책없을 만큼 매사 긍정적인 아빠와 셋째를 임신 중인 엄마, 여기에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장녀, 그리고 그 무엇이든 얻을 수만 있다면 바로 눈물 수도꼭지를 틀어버리는 막내 아들까지. 국토 대장정 하듯 고속도로를 따라 인생 대장정을 펼치던 네 가족은, 최근 아들을 잃은 또다른 여성과 7만 원짜리 첫인사를 나눈다. 그렇게 시작된 악연, 그리고 그렇게 이어진 인연의 이야기. 고속도로 가족은 위태로워 보인다. 당연하다. 진작 학교에 가 의무 교육을 받았어야 했던 두 아이들은 각자의 이름조차 한글로 쓰지 못하는 채로 덤프 트럭들이 오가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주차장에서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