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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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춰도 씁쓸한 아이들의 춤
지난 12월 15일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초등학생 댄싱 팀이 출연했다. '서산 칼공주'라고 소개된 일곱 명의 여자아이들은 'Conga', 'Bang Bang' 같은 인기 팝송에 맞춰 성인 가수들의 안무, 스트리트 댄스의 하나인 로킹(locking) 등을 선보였다. 꼬마들의 격렬한 춤을 본 프로그램의 패널들은 하나같이 입을 크게 벌리며 환호했다. 사실 아이들의 공연은 그렇게까지 경탄할 수준은 아니었다. 방송의 재미를 위해 게스트들은 으레 과장된 반응을 나타낼 수밖에 없지만 가공된 표정이 애석하게 느껴질 만큼 퍼포먼스는 특출하지 않았다. 게다가 선과 각도가 제각각으로 나오는 순간이 많았다. 여러 명의 동작이 날카롭게 딱딱 맞아떨어질 때 흔히 쓰는 '칼군무'라는 말을 듣기에는 모자란 실

가요와 팝에서 만나는 이방인
이방인은 대중음악에도 자리한다. 자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는 이방인 뮤지션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개성 강한 독보적인 스타일, 그로테스크한 실험성으로 주류와 확실히 경계선을 그으며 이방인을 자처하는 음악인도 꽤 된다. 음악 자체는 사실 대중 친화적이지만 남다른 사연과 사정으로 이름에 외인의 타이틀을 내보이는 인물도 다수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방인은 노래 안에 무수히 기거한다. 대중음악의 가사는 군중 속에서 외롭게 지내는 사람, 헤어진 연인,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계층을 이방인으로 에둘러 표현한다. 다채로운 함의를 일일이 파악하면 단어가 띤 서먹함 대신 예상하지 못했던 친근함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우리와 가까이 있는 대중음악 속 이방인들을 소개한다. 반전 있는 이방인 이름

지금 봐도 찬란했던 1988년 음악계
향수 어린 연대기는 이제 1988년으로 향한다. 시청자들을 97년과 94년으로 안내한 추억 복구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1988년 버전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건국 이래 가장 성대한 잔치였던 올림픽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해, 생방송 뉴스 중에 한 청년이 난입해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며 황당한 사건을 벌이기도 했고, 탈주범 지강헌이 한 가정집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씁쓸한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문화, 경제의 빠른 성장 속에서 여느 해와 다름없이 웃기고 슬픈 일화들이 우리 주변에 자리했다. 음악계 또한 언제나처럼 많은 일이 있었다. 주류에서는 조용필, 이문세 등이 뜨거운 사랑을 받는 가운데 언더그라운드에서는 동아기획 출신의 아티스트들이 특색 있는 음악을 선보여 다채로운 물

브로(Bro), 일베는 탈출했지만 구린 것들은 남아 있다
2014년 3월 신인 가수 브로(Bro)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데뷔곡 '그런 남자'의 급작스러운 인기 때문이었다. 노래는 높은 연봉과 큰 키 등 좋은 스펙을 가진 남자를 찾는 여성을 지탄하는 내용으로 흥미를 유발했다. 모바일 메신저에서의 대화로 제작한 뮤직비디오도 친근감을 어필하며 히트에 한몫했다. 며칠 뒤에는 걸 그룹 벨로체가 여성 입장의 답가 '그런 여자'를 발표해 더욱 열띤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브로는 방송 출연 한 번 없이 단숨에 유명인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뜨거웠던 관심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여성과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성향으로 잘 알려진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에 그가 올린 자필 감사 편지가 공개된 순간 환대는 냉대로 바뀌었다. 같은 해 7월 두 번째 싱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