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의 거장, B급 판의 리들리 스콧이라 감히 불러봄직한 존 카펜터의 저 옛날 장편 데뷔작은 호기롭게도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 고요한 우주에 나지막히 울려퍼지는 찰진 개드립의 향연. 존 카펜터와 댄 오배넌에게 "몬티 파이선" 식 유머 감각이 있었다는 증거가 바로 이 영화 되시겠다. 존 카펜터와 댄 오배넌이라는 당시 두 대학생이 만든 이 저예산 우주 코미디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이룩한 추상예술적 인류학 SF의 위엄을, 대마 빤 대학생들의 유쾌한 농담 따먹기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패기를 가지고 있다. 꼴뵈기 싫을 정도로 인간을 닮아버린 인공지능 폭탄. 그 폭탄에게 현상학을 가르치려는 인간이나, 그 논리를 꺾으려고 창세기를 꺼내드는 폭탄이나 오십 보 백 보다. 되게 똑똑한데 고집 더럽게 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