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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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권 2 醉拳 II (1994)

멧가비|2020년 12월 31일

이소룡 세대 바로 아래인 내 세대에게 성룡은 지금에 와선 애증의 대상이라 하겠다. 차라리 커리어만이 초라하게 퇴색됐다면 과거의 영웅이라며 찬사라도 보낼 수 있으련만, 배우가 아닌 인간 성룡으로서의 노년기 공개적 행보에 대해서는 이제 애증의 '애'도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된 게 사실. 그 성룡의 영화 중에서도 그야말로 애증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영화. 1편과 2편, 단 두 편 사이에 이렇게나 장르적 발전의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시리즈물은 전무하다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확한 투로와 정박자의 합으로 이뤄져 안무에 가깝던 액션 구성은 자연스러운 리듬에 더 자유로운 동작을 입히고 타격감을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소룡처럼 특정 유파에 근간을 둔 정통 무술인도 아니고 이연걸

용쟁호투 Enter the Dragon (1973)

멧가비|2020년 12월 31일

이소룡 영화들은 문화적 아이콘으로서의 이소룡 본인을 빼고 나면 영화적으로나 문학적으로나 사실상 할 말이 그다지 없다. 이소룡 영화들에는 이소룡이 자랑하는 보디빌딩 근육과 절권도 동작, 그리고 그것을 맘껏 과시할 명분으로서의 기초적인 시나리오가 있을 뿐이다. 모든 대사와 미장센, 배우 등이 이소룡이라는 하나의 아이콘을 빛내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이소룡의 몇 안 되는 영화들이 모두 그러하지만 이건 그 중에서도 특히나 과시적이다. 그리고 호평이든 혹평이든 유일하게 뭔가 할 얘기가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사실 물리적으로 가장 과시적인 영화는 [맹룡과강]이다. 척 노리스의 패배로 유명한 그 콜로세움 시퀀스. 늘 갑빠 자랑에 여념이 없던 소룡이 형은 그 전설적인 맞짱 씬에 앞서 기나긴

영화 에베레스트

오오카미의 문화생활|2020년 7월 15일

다음 주 개봉하는 중국영화 를 지난주에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시사회로 만나보았다. 공식 높이 해발 8848미터의 에베레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그렇기에 많은 산악인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땅인 에베레스트의 정상에 오르는 것을 꿈꾼다. 영화 나 만화 처럼 에베레스트를 배경으로 하는 영상과 문학 작품은 등산가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가슴도 설레게 만든다. 중국영화 에베레스트의 중국어 원제는 다. 반등은 우리말의 등반(登攀)과 같은 말이다. 반(攀)이 붙잡다라는 의미여서 손으로 붙잡고 올라야 할 정도로 높고

턱시도, 2002

DID U MISS ME ?|2020년 3월 30일

제임스 본드가 된 성룡이라고 해야할까. 어릴 때 극장에서 엄청 재밌게 봤던 영화. 근데 그게 또 2002년이면 벌써 18년 전이네. 시간 진짜 미쳤구나. 영화의 첫 씬이 인상적이다. 성룡 주연의 액션 영화인데도 첫 씬은 뜬금없이, 폭포. 위에서부터 아래로 힘차게 흘러내리는 두꺼운 물줄기. 예전부터 그런 걸 들었었지. 서양 사람들은 분수를, 동양 사람들은 폭포를 선호한다고. 인위적인 힘을 가하지 않고, 중력이라는 자연의 법칙을 따라 그저 흘러내릴 뿐인 폭포. 어쩌면 세상 순리대로 살아가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근데 곧바로 그 폭포에 힘차게 오줌을 싸제끼는 사슴의 이미지. 순리대로 사는 것? 다 좆까라지. 성룡이 연기하는 지미가 그래 보인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오래도록 좋아해왔던 여자에게 고백 한 번